로마 황제가 건설한 아치교 Cendere Bridge

여왕 고분인 'Karakuş Tumulu'지나 넵룻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고풍스러운 다리를 만난다. Cendere 강의 가장 좁은 협곡을 이어주는 Cendere Bridge다.

첸데레 다리 
첸데레 다리 

이 다리의 옛 이름은 Chabinas Bridge이고 영어로는 Severan Bridge라고 부른다. 로마 시대에 지어진, 가장 오래된 다리 중 하나다. 높이는 34.2m , 길이는 120m, 폭은 7m로 화려한 장식 없이 깔끔하고 단순하게 지어진 아치교다.

다리 사이로 Cendere 강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다리 사이로 Cendere 강의 모습이 보인다. 바위가 이어지는 웅장한 계곡이다. 

이전 글에서 쓴 바와 같이 기원전 2세기에 탄생한 콤마게네 왕국은 서기 72년에 로마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 황제에 의해 점령되면서 패망했다. 이 다리는 베스파시아누스 황제 통치 기간(서기 69~79년)에 1차로 건설되었다. 1차 다리를 짓는데 'Karakuş Tumulu'의 매장실과 기둥의 석재들이 대거 사용되었다고 한다. 120년 후 서기 198~200년, 로마 황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Septimius Severus)가 재건했다. 그의 군대가 파르티아로 진격하기 위해선 강을 가로지르는 튼튼한 다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남쪽에 있는 한 쌍의 기둥 
남쪽에 있는 한 쌍의 기둥 

다리 남쪽에 기둥이 두 개 있다. 이는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가 자신과 그의 두 번째 아내 율리아 돔나(Julia Domna)를 기억하기 위해 만든 기둥이다.  

불쪽 다리 카라칼라의 기둥 
북쪽 다리 카라칼라의 기둥 

다리 북쪽에는 비극이 숨겨져 있다. 여기도 원래 기둥 두 개가 있었다.  두 기둥은 셉티미우스 세베루스가 그의 아들 카라칼라(Caracalla)와 게타(Geta)를 위해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카라칼라의 기둥만 남아있다.  

카라칼라는 게타와 이복형제다. 아버지 셉티미우스 세베루스가 211년, 전쟁 중 사망한다. 당시 카라칼라는 아버지와 로마를 공동 통치하고 있었다. 아버지 사망 후 동생 게타가 아버지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카라칼라는 동생이 자신과 동등한 통치자 위치에 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1년 후 암살자를 시켜 게타를 어머니(율리아 돔나) 앞에서 살해하고 서기 212년  단독 황제 자리에 올랐다. 이후 카라칼라는 로마 땅에서 게타라는 이름이 들어간 모든 것을 파괴했다. 첸데레 다리도 이 파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비문도 지웠으며 게타의 기둥도 없애버렸다. 카라칼라도 217년 누군가에게 암살당했다. 겨우 6년간 단독 황제를 지내고 죽었다. 어머니 앞에서 동생을 죽인 죄가 어디로 가는 게 아니다. 

두 개의 아치 
두 개의 아치 

첸데레 다리는 두 개의 아치를 갖고 있다. 하나는 주 아치이고 하나는 보조(대피용) 아치다. 두 아치 모두 매끄럽게 절단된 돌로 만들어졌다. 이 다리는 접착제인 회반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아치는 돌이 양쪽에서 경사 형태로 올라가고 가운데서 합류한다. 이 구조는 교량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높인다. 아치 구조는 위에서 가운데 돌에 누르는 중량이 아치 곡선을 따라 양쪽으로 분산하여 하중을 줄여주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매우 우수한 건축기법이다. 아디야만은 지진지대다. 그럼에도 저 아치는 로마 시대부터 현재까지 끄떡없다. 

첸데레 다리 위
첸데레 다리 위
첸데레 다리 위
첸데레 다리 위

위 그림에서처럼 첸데레 다리는 구조만 아치형이 아니라 그 위 도로도 넓은 아치형이다. 보통 다리 구조는 아치형이지만 차량이나 사람이 다니는 도로는 평면으로 되어 있는데,  첸데레 다리는 그런 면에서 독특하다. 그래서 더 옛 분위기가 난다. 현재는 사람만 다닐 수 있다. 


로마의 아치 건축

로마 건축물에는 아치 형태로 지은 걸작들이 많다. 아치는 로마의 토목 공학이 낳은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로마가 아치의 원조는 아니다. 아치는 기원전 2500년 무렵 인더스 문명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때도 등장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근처 크테시폰(Cteshphon)에는 불완전한 형태이지만 아치 궁전(기원전 600년~400년으로 추정)의 유적이 남아있다. 

크테쉬폰의 궁전(사진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D%81%AC%ED%85%8C%EC%8B%9C%ED%8F%B0#/media/%ED%8C%8C%EC%9D%BC:Ctesiphon,_Iraq,_1932.jpg)
크테쉬폰의 궁전(사진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D%81%AC%ED%85%8C%EC%8B%9C%ED%8F%B0#/media/%ED%8C%8C%EC%9D%BC:Ctesiphon,_Iraq,_1932.jpg)

로마는 이 아치를 다듬어 공학적으로 완성한 후 건축과 토목 분야에서 그 기술을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유명한 로마의 아치 걸작품 몇 개를 소개한다. 

프랑스 가르(Gard )의 가르교(Pont du Gard)

가르교(사진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Pont_du_Gard#/media/File:Pont_du_Gard_BLS.jpg)
가르교(사진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Pont_du_Gard#/media/File:Pont_du_Gard_BLS.jpg)

고대 로마는 기원전 19년 무렵 프랑스 가르 현에 '가르교’를 지었다. 높이 50m인 3단 아치로 구성된 이 다리는 인도교인 1층에는 아치 6개가 있고, 2층에는 11개, 수로가 있는 3층에는 작은 아치 35개가 있다. 당시 로마의 다른 건축물처럼 회반죽을 쓰지 않고 지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 유지를 위해 물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었다. 하여 높은 산 위의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수로를 건설했다. 가르교도 수로가 있는 수도교이다. 3층 수로를 통하여 50㎞ 떨어진 님(Nimes)까지 물을 보냈다. 기원전 19년 무렵에 이런 아치교를 지었으니 90년 후 작은 첸데레 다리를 짓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 거다. 2040년 전에,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공학 면에서도 완벽한 건축물을 지은 로마가 위대해 보인다.198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고비아(Segovia)의 수도교(水道橋)

세고비아 수도교(사진 출처 : 무료 사진 / https://pxhere.com/ko/photo/1130621)
세고비아 수도교(사진 출처 : 무료 사진 / https://pxhere.com/ko/photo/1130621)

스페인 마드리드 근처 세고비아에는 로마 시대 서기 117년 무렵, 건설된 수도교가 있다. 이 다리는 온전히 수로를 위해 지어졌다. 128개의 2단 아치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길이 813m, 최고 높이 약 30m이다. 이 역시 프리오 강물을 17㎞ 떨어진 세고비아까지 끌어오기 위해 지었다. 수로에 미세한 경사를 두어 별도 시설 없이 물이 끊임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했다. 세고비아의 수도교는 보존이 훌륭하고 무척 아름다워 로마 시대 토목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역시 198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콜로세움 (Colosseum)

콜로세움(사진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BD%9C%EB%A1%9C%EC%84%B8%EC%9B%80#/media/%ED%8C%8C%EC%9D%BC:Colosseo_2020.jpg)
콜로세움(사진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BD%9C%EB%A1%9C%EC%84%B8%EC%9B%80#/media/%ED%8C%8C%EC%9D%BC:Colosseo_2020.jpg)

콜로세움은 로마 제국 시대인 서기 72년 착공하여 8년 뒤에 완공한 원형경기장이다. 7m 높이의 아치가 둥그렇게 원을 돌며 놓여져 있다. 각 층에 아치  80개를 만들어 3층까지 240개의 아치가 건물을 떠받들고 있다. 아치 형태를 위해 사용되는 쐐깃돌(=홍예석)이 얼마나 하중을 잘 견딜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건축물이라고 한다. 1980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우리나라 최초 아치교 : 백운교와 청운교

백운교와 청운교 (사진 출처 : 항목명-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4948)
백운교와 청운교 (사진 출처 : 항목명-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4948)

우리나라 최초 아치교는 불국사에 있는 청운교와 백운교이다. 통일신라 경덕왕 10년(751)에 세워진 이 두 다리는 1962년 국보로 지정될 정도로 보존이 잘 되어 있고 아름다운 모습도 갖고 있다. 대웅전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계단 34단을 지나가야 한다. 아래 백운교 18단을 지나고 청운교 16단을 거쳐야 부처님과 만날 수 있다.위아래 2중으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다. 다리를 받치고 있는 반원형의 아치교가 계단의 멋을 살린다.   

Cendere Bridge를 동영상으로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아디야만의 보물 넴룻산 고분은 다음 편에....

참고 사이트 : 다음 백과 / 위키 백과/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4948 
참고 서적 : Commagene Nemrut(Akel Yayincilik)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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