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연계 영양 보충 식사 배달 사업 추진…“수요량, 만족도 가장 높아”
영양사가 식단 제작하고 농민들이 조리, 당뇨·고혈압 환자 등 맞춤형 저염식·고단백 반찬 제공

먹거리와 돌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일례로 고령자 돌봄을 고민하는 우리 지역 마을들의 최대 관심사인 ‘공동체밥상’만 보더라도 단순히 한 끼 식사를 편안하게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혼자였으면 약 먹는 것도 잊고 말 한 마디 안 하고 보냈을 하루지만 공동체 밥상머리에서는 서로의 식사 뿐만 아니라 서로의 안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양군은 먹거리 돌봄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로컬푸드를 연계해 먹거리 보장의 질적 수준을 높였다. 각 경로당에 공급하는 부식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통합돌봄 사례 관리자들을 직접 찾아가 반찬을 전달하고 안부를 확인하는 영양 보충식사 배달 사업도 로컬푸드와 연계했다. 

이는 2008년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을 선두에서 시작한 옥천군도 나아가지 못한 단계다. 옥천군은 위탁기관을 통해 다양한 먹거리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청양군처럼 지역먹거리와의 연계, 영양사 배치, 환자 맞춤형 식단 제공은 멀었다. 

청양군이 먹거리와 돌봄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결국 통합돌봄사업 컨트롤타워인 통합돌봄팀과 푸드플랜 컨트롤타워인 푸드플랜팀이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이다.

먹거리와 돌봄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듯, 통합돌봄사업을 추진하는 복지부서는 건강한 먹거리가 필요했고 푸드플랜을 추진하는 푸드플랜팀은 주민의 먹거리 보장권을 고려해야 했다. 공급량과 사업 시기 등을 조정하기 위해 장장 3년 간 협의 테이블을 열어놓아야 했지만 그 덕분에 지역 통합돌봄 계획과 지역 먹거리 계획이 계획에 그치지 않고 구현될 수 있었다. 

청양군 통합돌봄과 통합돌봄팀 한진희 팀장은 “통합돌봄사업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푸드플랜을 수립했기 때문에 지역산 먹거리와의 연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건복지부에서 통합돌봄사업을 시작할 때도 최대한 지역 자원과 연계하도록 했다”며 “식사 배달 사업에 대한 수요와 만족도가 제일 높다. 전국 아니 전세계 공통일거다”라고 말했다. 

청양군은 지역산 먹거리와 통합돌봄사업을 연계해 ‘먹거리 돌봄’을 실현했다. 사진은 통합돌봄 사례 관리자 가정으로 배송될 3찬을 지역산 먹거리를 활용해 조리 중인 모습.
청양군은 지역산 먹거리와 통합돌봄사업을 연계해 ‘먹거리 돌봄’을 실현했다. 사진은 통합돌봄 사례 관리자 가정으로 배송될 3찬을 지역산 먹거리를 활용해 조리 중인 모습.


경로당, 집 그리고 식당으로… 일상에서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 섭취할 권리 보장한 청양군 

현재 영양 보충식사 배달 사업에서 지역먹거리 사용 비중은 80~90% 가량이다. 지역산 먹거리를 연계한 결과 저농약·친환경 인증을 받은 가까운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지역 농산물 가공 조합원 5명 가량이 먹거리종합타운내 가공시설에서 직접 반찬을 조리하고 있다. 향후 농촌협약 일환으로 대용량 조리가 가능한 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다. 배달은 생활지원사와 시니어 일자리 참가자들이 도맡아 일주일에 2번 3종 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인 농민들이 가공에 참여함으로써 당뇨, 고혈압 환자도 섭취가능한 저염식, 고단백 반찬 공급이 가능했다. 이미 가공처리 된 메디푸드(특수의료용도식품)의 경우 단가가 높아 예산상 공급이 어렵지만 지역 농민이 가공하는 맞춤형 식사로 예산 범위에서 충분히 신선하고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 9월7일 청양군 보도자료에 따르면 단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9년 12월부터 9개월간 조사한 결과 통합돌봄 프로그램 제공으로 삶의 질과 사회활동이 증가됐다는 응답자가 70%에 달했다. 이 가운데 영양보충 식사 배달, 이동 지원, 가정방문 운동지도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이사장 이종필 부군수) 정환열 상임이사는 “푸드플랜은 최우선 목적이 주민들의 보편적인 먹거리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 이 때 다른 과들과 협업을 안 할 수가 없다”며 “농업은 농업 쪽만 알다보니 한계가 있다. 현재 영양 보충식사 배달 사업의 배달은 생활지원사가 하고 있는데 저희는 생활지원사가 있는지도 몰랐었다”고 설명했다. 

청양군은 일상에서의 먹거리 돌봄을 실현하는 단계에까지 들어섰다. 청양군 공공급식 규모는 7억원이 넘어간 상황. 지역산 먹거리는 통합돌봄 사례관리 대상자의 집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경로당 약 320곳 그리고 외식업체 100여 곳으로 공급되고 있다. 

청양군은 농식품부의 외식업체 지역 식재료 수급 활성화 지원 사업을 받아 국비 1억원, 군비 1억원을 매칭해 외식업체에 월 20만원 가량 현물 지원을 하고 있다. 

정환열 상임이사는 “농식품부가 현물 지원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이었다. 20만원만 지원하지만 더 쓰는 식당은 월에 400만원을 지출하기도 한다. 단가가 비싸다는 편견이 있는데 지난 여름 상추가 가락시장에서 최고 12만원까지 올랐다. 저희 매장에서는 4만원 이상을 받지 않았다. 농가와 가격 조절하는 시스템이 있다보니 막상 해보면 식당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다. 그리고 신선도 면에서는 따라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옥천신문  허원혜·이현경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 이 기사는  옥천신문(http://www.okinews.com)과 제휴한 기사입니다. 

옮긴 이 : 김미경 편집위원

옥천신문 허원혜·이현경 기자.  minho@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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