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형 공공돌봄 절실
지난 10일 충북공공보건의료지원단 주최 정책세미나 ‘충북의 돌봄과 미래’ 개최

옥천신문 편집자주_충북 도민들의 건강 상태와 시군 간 필수의료 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21년 6월 충청북도로부터 수탁받아 충북대학교병원에 설치된 충청북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출범하면서다. 충북은 지역의 체계적인 공공의료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권역 단위의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설치한 17개 광역시도 중 13번째로 다소 늦게 출범했다. 하지만 충북 도민에게 필수의료를 보장하고 시군 간 의료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목표 아래 해마다 포럼, 정책세미나, 도민원탁회의 등을 열어 공공의료에 관한 인식과 개념을 충북도에 주입시키고 있다. 올해 초에는 우리지역의 제8기 지역보건의료계획 연구 용역을 수행하며 지역주민들의 건강 상태와 옥천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수치화해 알렸다. 특히 공공의료로부터 소외된 남부3군의 의료 격차 해소를 연구의 주과제로 설정해 이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충북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지난 10일 충북대학교에서 올해에만 세 번째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각 시군의 보건·복지 관계자들을 초청해 충북의 공공의료 개선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지난 10일 충북대학교에서는 충북도와 충북공공보건의료지원단(단장 박종혁)이 주최한 2023 제3차 충청북도 공공보건의료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김용익 이사장과 충북대병원 배장환 부원장을 비롯해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이영성 교수, 충북대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신동익 센터장, 청주시 서원보건소 이진숙 소장, 진천군보건소 박지민 소장, 증평군보건소 조미정 소장, 충청북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이승한 관장, 충북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청주시지회 한진수 지회장, 옥천신문 이현경 편집국장이 토론 패널로 나섰다.
지난 10일 충북대학교에서는 충북도와 충북공공보건의료지원단(단장 박종혁)이 주최한 2023 제3차 충청북도 공공보건의료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김용익 이사장과 충북대병원 배장환 부원장을 비롯해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이영성 교수, 충북대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신동익 센터장, 청주시 서원보건소 이진숙 소장, 진천군보건소 박지민 소장, 증평군보건소 조미정 소장, 충청북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이승한 관장, 충북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청주시지회 한진수 지회장, 옥천신문 이현경 편집국장이 토론 패널로 나섰다.


지역사회돌봄(커뮤니티 케어)이 경제 파급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을 기반으로, 기초 지자체가 지역 단위 돌봄서비스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난 10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 1층 회의실에서는 충북도와 충북공공보건의료지원단(단장 박종혁)이 주최한 2023 제3차 충청북도 공공보건의료 정책세미나 ‘충북의 돌봄과 미래’가 열렸다. 충북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충북의 공공보건의료 전반을 기획 조정하기 위해 2021년 조직된 싱크탱크다. 지원단은 출범 뒤 도내 실태조사 및 연구를 통해 충북의 열악한 공공의료 기반을 수치화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해마다 공공보건의료 전문가 및 이해 관계자들을 모아 정책세미나, 도민원탁회의 등을 열어 공공의료에 관한 인식과 개념을 알리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주제 발표자로 나선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김용익 이사장과 충북대병원 배장환 부원장을 비롯해 도내 각 시군 보건소장과 장애인 복지 기관단체장, 언론사 기자가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재)돌봄과미래 김용익 이사장
(재)돌봄과미래 김용익 이사장


■ “돌봄은 복지이자 경제… 기초 지자체 돌봄서비스 체계 구축 나서야”

‘지역사회돌봄의 미래와 충청북도’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재)돌봄과미래 김용익 이사장은 지역사회돌봄 구축이 상당한 경제 파급 효과를 낼 것이라 분석했다.
 
김 이사장은 유년인구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노인은 늘어나는 인구절벽 현실에 더 이상 청년 남성의 노동력만으로는 국가 운영이 어렵다고 봤다. 이에 그간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여성과 노인, 장애인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필요한데, 지역사회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를 견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돌봄과 여성의 경제활동 간에는 큰 상관 관계가 있다. 딸(여성)이 부모를 돌보게 되면 편히 살 순 있지만 딸은 자신의 일을 포기해야 한다. 딸이 못 모시겠다고 하면 결국 시설로 갈 수밖에 없는 충돌이 발생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사회 안에서 돌봄이 이루어져) 여성에게 경제활동을 보장해주고, 돌봄대상자인 노인과 장애인도 건강을 회복하면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난다”라며 “결국 여성은 돌봄 부담으로부터 해방되고 노인과 장애인은 건강해져 노동력이 공급된다. 일자리 창출로 가계소득이 늘어나고 노동시장은 개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이 강조한 돌봄의 3가지 요소는 보건과 복지, 그리고 주거다. 다양한 보건, 복지서비스가 통합돼 지역사회 안의 집과 동네에서 편리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의료인과 복지사가 가정을 방문해 진료와 약료를 제공하고, 다양한 형태의 주야간 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집 안에서의 치료와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으로 주택을 개조하고, 급성기 병원과 요양 및 장애인 시설 등은 필요할 때만 입원·입소할 수 있는 구조다. 

김 이사장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면 틀림없이 돈(예산)이 엄청나게 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돌봄에 투자를 하면 주간보호 서비스 제공 기관이나 주택 개조 업체 등 돌봄 제공 조직이 확대된다. 물자 소비와 인력 고용이 확대되는 것이다. 충북은 오송단지 등 충북에서 소비되는 각종 복지 의료 물자를 도내에서 생산된 물자로 내부 소비를 늘리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결국 세금으로 회수돼, 복지 투자가 확대되고 반복된다. 복지 체계 구축과 경제 구축은 나선형 성장을 이루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러한 지역사회돌봄 구축을 위해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지역사회돌봄 구축에 있어 기초지자체는 △방문서비스 △주간보호 △주택개조 △도로 환경 개선 △이동성 확보 등 생활행정 구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면사무소와 보건소·지소 등의 보건의료 기관을 활용해 지역단위의 통합돌봄센터를 구축해야 한다.

김 이사장은 “방문서비스와 주간보호, 주택 개조 등은 아무리 돈이 없는 시군이라도 할 수 있다. 아울러 돌봄 및 보건 교육, 마을버스와 같은 생활교통체계 확립, 보도블럭 정비를 통한 이동성 확보 등 생활행정을 구현해야 한다. 이것만 하더라도 시군구의 엄청난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2019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지자체에 선정된 진천군은 행정과 민간의료·복지 역량을 총동원해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군내 유일 종합병원인 중앙제일병원과 손 잡고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을 운영하며 퇴원 환자들에게 방문진료·간호·영양·재활을 제공한다. 또 1차 의료기관과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며 방문진료와 약 처방뿐만 아니라 △케어플랜 수립 △환자·보호자 정서지원 △맞춤형 정기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민간 복지 자원을 활용해 △이동지원 △통합돌봄 가사간병 지원 서비스 △영양식 도시락 지원 등의 돌봄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이는 ‘복지’와 ‘보건’ 행정의 부서 칸막이를 낮추고 ‘공공’과 ‘민간’이 손을 맞잡은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제공: 진천군)
2019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지자체에 선정된 진천군은 행정과 민간의료·복지 역량을 총동원해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군내 유일 종합병원인 중앙제일병원과 손 잡고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을 운영하며 퇴원 환자들에게 방문진료·간호·영양·재활을 제공한다. 또 1차 의료기관과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며 방문진료와 약 처방뿐만 아니라 △케어플랜 수립 △환자·보호자 정서지원 △맞춤형 정기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민간 복지 자원을 활용해 △이동지원 △통합돌봄 가사간병 지원 서비스 △영양식 도시락 지원 등의 돌봄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이는 ‘복지’와 ‘보건’ 행정의 부서 칸막이를 낮추고 ‘공공’과 ‘민간’이 손을 맞잡은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제공: 진천군)

 

■ 토론서 “진천군 모델 도내 시군에 이식돼야”… 충북공공보건의료지원단, 내년도 정책세미나 옥천 개최 검토
 

이어진 토론에서는 충북에서 선제적으로 지역사회돌봄 기반을 다지고 있는 진천군의 통합돌봄 모델을 다른 시군에도 이식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아울러 그간 소외된 충북 남부권 지역의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론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이영성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진천군은 2019년 도내에선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지자체에 선정됐다. 3년간 총 국비 37억여원, 도비 11억여원과 군비 42억여원이 투입된 선도사업은 지난해를 끝으로 종료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군비를 자체 투입해 통합돌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2023년 9월15일 옥천신문 1708호 ‘진천은 지역 의사와 연계해 의료-돌봄 통합체계 구축’ 기사 참고).

토론자로 나선 진천군보건소 박지민 소장은 “진천은 무엇보다 시범사업을 통해 보건소와 주민복지과, 거점 종합병원, 민간 1차 의료기관 간의 협업이 매우 잘 돼있다. 전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예산을 절감하고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공보건 영역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 중 유일한 남부지역 패널인 옥천신문 이현경 편집국장은 “진천은 굉장히 훌륭한 모델이라 생각한다. 진천에서 우수 사례가 나온 만큼 다른 10개 시군에 제대로 이식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충북도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충북형 어르신 돌봄 특화 사업이 굉장히 반갑지만, 도의 예산 매칭 비율을 높여 기초 지자체의 예산 부담을 덜었으면 기초 지자체들로부터 더 큰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옥천만 하더라도 면에 들어가면 고령화율이 45%에 달할만큼 남부권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공공의료기관이 남부권에만 없는 상황이다. 구급차에 올라탄 환자가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고속도로 위에서 30분 넘게 대기해야 하는 사례들이 즐비하다. 남부권에서도 공공돌봄과 관련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체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박종혁 단장은 이에 공감하며 내년도 정책 세미나를 옥천에서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단장은 “오늘 세미나로 충북에는 다양한 돌봄 자원들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어떻게 국비를 끌어와 이를 보완할지 고민해보려 한다. 김 이사장님의 제언대로 보조기기 등 복지 물자를 오송단지에서 같이 개발하면 충북 경제에도 충분히 도움될 거라 본다”라며 “어떻게 하면 진천군 모델을 다른 지역에 확살할 수 있을지, 충북형 돌봄 모델을 올해부터 구상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천신문  허원혜·이현경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 이 기사는  옥천신문(http://www.okinews.com)과 제휴한 기사입니다. 

옮긴 이 : 김미경 편집위원

옥천신문 허원혜·이현경 기자  minho@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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