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22일 천주교사제단 26번째 시국기도회
상식이 어긋한 패거리들의 패악질을 불태울 수 있는 들불이 되자
이 시대의 십자가를 함께 짊어지고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걸어가자
윤석열을 탄핵하고 김건희를 구속할 수 있는 기회가 국회의원 선거다

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1월22일 광주대교구 임동 주교좌성당에서 26번째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사제단은 지난해 3월 전주에서 '윤석열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기도회를 시작으로 1월8일 인천교구 답동 주교좌성당에서 25번째 기도회를 열었다. 26번째 기도회에서는 신자와 시민 800여 명이 참석했다. 주례는 김정용 신부가, 강론은 진우섭 신부가 맡았다. 27번째 기도회 날짜와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례를 맡은 김정용 신부(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주례를 맡은 김정용 신부(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주례를 맡은 김정용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사전에서는 '미치광이'라고 한다.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사람들을 전쟁과 죽음으로 몰아넣는 사람들, 국민을 앞세워 국민 국민 하지만 실제는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들, 법과 원칙을 주문처럼 외우지만, 실상은 한 줌 권력의 밑바닥을 핥는 사람들, 조잡한 가짜뉴스처럼 가증스럽게 말과 글과 정신을 더럽히는 언론의 이름으로 자기 욕망과 이익에 복무하는 사람들, 스스로를 새롭고 개혁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고 말만 하면 곧 그렇게 될 것처럼 맹신하는 정치 낭인들, 이런 사람들을 미치광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미치광이들이 주름잡는 시대인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목적과 이익에 도움 되는 사람들만 자기편으로 삼고 그렇지 않으면 철저하게 배척한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이 집단을 '패거리'라고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패거리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고통받고 억울한 사람들의 삶을 외면하는 철저한 개인주의를 박멸하기에 너무 어려운 바이러스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이 미사를 통해 세상의 패거리와 철저한 개인주의로부터 배척당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기억하고, 온갖 미치광이들의 패악질을 불태울 수 있는 들불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다짐하자"

강론을 맡은 진우섭 신부(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강론을 맡은 진우섭 신부(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진우섭 신부는 강론에서

“이 시간 함께 짊어지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멀쩡한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겨갈 때부터 대통령 직무실을 대한민국 안보의 심장인 국방부로 이전할 때부터 우리가 매일 접하는 믿을 수 없는 소식들을 예견된 것이었다. 이 정권이 대한민국을 회복 불가능하게 만들려는구나 하는 생각에 힘이 든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는 이 시간에 ‘우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 학자들은 ‘예수는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하였다. 예수의 일을 악마의 일로 왜곡하려는 의도다. 이는 예수의 정체를 흠집 내기 위한 작업이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하게 하는 이들을 해방하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선포한 일성이다. 예수님은 이 일성 때문에 죽음의 길을 가게 된다. 예수의 죽음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이스라엘의 기득권을 가진 이들에게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이들을 인간이라고 선언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인간에서 끝난 게 아니라 너희도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고귀한 인격을 지닌 인간이라고 알려주었으니 이건 반란이다. 백성을 개돼지로 보는 천박한 눈과 억압의 인식을 지닌 기득권자에게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하늘로 보는 하느님 마음을 보여주셨으니 그야말로 억압의 카르텔에 대한 도전이다.

예수의 이 일성 안에서 ‘깨어있는 시민의 힘’, ‘사람 사는 세상’을 외치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꿈을 본다.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노래하던 박노해의 철학을 엿본다.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면서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기치로 내걸었던 정치인을 떠올린다.

회당에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고, 많은 병자를 고치고, 자신의 길을 함께 걸어갈 제자들을 모으고,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들고,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고, 며칠 동안 당신의 말씀을 듣기 위해 따르는 사람을 보고 가엽게 여겨 5천명을 먹이고,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작은이들을 업신여기지 말라고 가르친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기득권자의 돈벌이로 전락한 성전을 정화하고, 가장 큰 계명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선포한다. 결국 모든 사제와 원로들과 결탁한 빌라도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고 골고다 언덕 위에서 죽어갔다.

가난한 이들의 친구, 죄인들의 피난처, 병자들의 치유자였던 예수님의 삶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사랑하던 예수의 죽음이라는 절망과 아픔, 시련을 가지고 '엠마오’로 가던 제자에게 부활하시어 당신을 보여주셨고 사명을 부여하셨다. 결국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에게 죽음이 끝이 아님을 새로운 시작임을 알려주셨다. 예수의 죽음이 끝이 아니듯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리셋 코리아(Reset Korea)‘, 우리 함께 다시 새롭게 시작해 보자.

우리에겐 부끄러운 친일의 역사도 있지만 그보다 더 숭고하고 위대한 수많은 의병과 독립운동의 역사가 있다.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광풍의 역사도 있지만 이를 극복해 낸 4·19 혁명이 존재한다. 엄혹했던 군부독재 시련과 아픔의 역사도 있지만 5·18 민주화운동을 씨앗으로 87년 6월 민중항쟁을 통하여 6·29 선언을 끌어낸 환희의 역사도 있다. 대통령 탄핵을 끌어낸 촛불혁명 승리도 있다.

대한민국 서울 한 복판에서 발생한 젊은이들의 믿을 수 없는 죽음과 유가족의 모습으로 예수님은 우리에게 온다. 산업현장에서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일하다 부당하게 죽어간 노동자의 모습으로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가온다. 무리한 상관의 지시로 구조 현장에서 죽은 고 채수근 상병의 억울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다 명예를 짓밟힌 박종훈 대령의 모습에서 예수님을 발견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들의 고초 속에서 예수의 사형선고를 듣는다.

사제가, 교회가 있어야 할 곳을 바로 그곳이다. 가난한 이들, 잡혀간 이들, 눈먼 이들, 억압받는 이들 곁에 함께 계셨던 예수님 그 자리에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있는지 성찰해 보면 좋겠다. 예수의 삶을 우리의 삶으로 살아내는 것, 바로 거기에 길이 있지 않겠나.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우리가 십자가가 없이 걷고, 십자가 없이 뭔가를 짓고, 십자가 없이 그리스도를 고백한다면, 우리는 주님의 제자가 아니다. 우리가 세속적이면 우리는 주교일 수도, 사제일 수도, 추기경일 수도 교황일 수도 있지만 주님의 제자는 아니다’라고 하셨다. 오염된 바다 흔들리는 민주주의라는 이 시대의 십자가를 함께 짊어지고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걸어가도록 하자. 예수님은 두려워 마라. 내가 너희와 함께 있다."고 말했다.

연재발언 하는 김영백 씨(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연재발언 하는 김영백 씨(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연대발언에서 10·29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김재강 씨의 아버지 김영백 씨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은 사회적 참사 규명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양심과 상식의 법안으로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특히 국회의장 중재로 진행된 여야 협상과정에서 국민의 힘과 정부 요구안을 상당수 반영했음해도 억지 주장을 늘어놓으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정부와 여당은 진상규명이 됐으니 특별법이 필요없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기사에서 보셨듯이 경찰 특수본수사는 책임있는 윗선까지는 조사조차 하지 않았고 '꼬리자르기'식으로 종결됐으며, 국회 국정조사 결과도 여당 방해와 행정부의 무성의로 아무런 후속조치나 대응을 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윤석열 정부가 그토록 진상규명 거부하는 것은 자신들의 과오와 실책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 이를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의 계속되는 거부권 행사로 국민적 불신과 비판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럼에도 또다시 참사 책임을 회피할 요량으로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반성 없이 거부권 행사한다면 국민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159명 희생자의 억울함과 유가족들의 시커멓게 타버린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해선 안 된다. 이제라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 특별법을 즉각 공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발언하는 송년홍 신부 (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발언하는 송년홍 신부 (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마지막 발언에서 사제단 비상대책위원장인 송년홍 신부는

"국정기조를 바꾸라고 말한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아 말 못하게 하고 사지를 들어 강제로 끌어내는 모습을 보고, 제가 죽고 칼에 찔리고 입이 막히고 들려나가는 것 같아 화가 나고 소름이 돋았다. 포악한 독재자의 모습을 봤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은 안 보이게 치워버리고 만나지도 않고 소리를 듣지 않고 철저하게 무시한다. 자신의 가족과 그 측근, 소위 말하는 패거리, 카르텔은 죄가 있어도 봐주고, 친구들만 공직에 임명한다. 이런 사람을 더 이상 봐줄 수가 없다.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김건희를 구속 수사하고 더이상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윤석열을 탄핵하고 김건희를 구속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왔다. 압도적으로 이겨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국회의원을 뽑자. 그래야 검찰이 다시는 정치하겠다고 나서지 못하고 생각도 못하게 만들 수 있고, 거짓으로 선동하고 '가스라이팅' 해서 나라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망치는 기자들과 언론들을 퇴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2024년 1월 29일에서 30일까지 세종시 정하상 교육회관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정기총회가 열린다. 정기총회 후 27번째 기도회의 일정이 나올 것으로 본다. 

새 사제 서품 받은 신부님들의 강복 모습(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새 사제 서품 받은 신부님들의 강복 모습(사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참고 동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cvTPGof7ZrE&t=1519s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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