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자왈) 弟子入則孝(제자입즉효)하고 出則弟(출즉제)하며 謹而信(근이신)하며 汎愛衆(범애중)하되 而親仁(이친인)이니 行有餘力(행유여력)이어든 則以學文(즉이학문)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들은 집에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밖에 나와서는 공손하며 행실은 삼가고 말은 미덥게 하며, 뭇사람을 널리 사랑하되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한다. 이와 같이 행하고 여력이 있으면 그 다음에 글을 배워야 한다”

 

원문의 제자(弟子)는 스승과 상대되는 낱말로 쓰인 ‘제자’가 아닙니다. ‘아우가 된 사람(弟)’과 ‘아들이 된 사람(子)’ 두 글자가 합쳐진 말로, 요즘식으로 말하면 ‘청소년’이나 ‘젊은이’ 정도의 뜻입니다.

이 글에는 공자께서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교육관이 드러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필요한 품성을 ‘효제(孝弟)’로 보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효도하고 지역 사회에서는 공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엔 효도라 하면 자식이 부모에게 일방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공자는 ‘부모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성스러운 부자자효(父慈子孝)’의 쌍방향 윤리를 말씀하셨습니다. 부모의 자애와 자식의 효성이 어우러져 ‘부모와 자식 간에 정서적으로 친밀한 상태인 부자유친(父子有親)’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만 부모의 자애는 저절로 되는데 비해 자식의 효성은 노력을 해야 되기 때문에 더 강조하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 다음에 언행(言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말하고 행동할 때는 ‘근이신(謹而信)’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근이신(謹而信)의 근(謹) 자는 행동이 듬직하면서도 바르다는 뜻이고, 신(信) 자는 말을 했으면 반드시 실천해서 다른 사람의 신뢰를 받는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이 말과 행동이 믿음직하면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일을 해 나가는데 장애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대인 관계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汎愛衆(범애중)’이란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맞는 사람은 좋아하고 받아들이지만 맞지 않는 사람은 배척합니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나와 성격, 취향 따위가 다르더라도 항상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親仁(친인)‘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것은 나보다 인격이나 학식이 더 나은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배워나가야 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자께서는 이와 같이 인간이 바르게 살아갈 바탕을 갖춘 뒤에 우리들이 공부라고 알고 있는 학문(學問)을 하라고 하십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교육은 거꾸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치원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지식을 얻기 위해 배우기(학문)는 엄청 하는데 그들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품성은 얼마나 가르쳐 주었나요? 인간으로서 바르게 살아갈 바탕을 제때에 배우지 못해, 다 커서도 우왕좌왕하고 있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제 자신도 자식을 키운 부모의 입장에서 깊이 반성해 봅니다.

 

[편집자 주] 한국고전번역원 이규옥 수석연구위원은 한겨레 창간주주다. 정의로운 시대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창간 주주가 되었다. 현재 한국고전번역원에서 한문으로 된 기록물을 한글로 옮기는 일을 한다. 중학교 시절 한학자이신 할아버지의 제자 선생님께 <명심보감>을 배웠다. 한문이 재밌고 잘 맞는 공부란 걸 알게 되었다. 역사에 관심이 커 사학을 전공한 후 한문과 역사, 둘을 아우르는 곳, '한국고전번역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이규옥 창간주주는 '이규옥의 '고전산책'을 통해 새겨볼 만한 <논어> 문구를 풀이해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이규옥 주주통신원  galji4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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