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9시, 명동성당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장례 미사에 갔다가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해고노동자인 전 쌍용자동차 정비지회 지회장 '문기주'씨다.

지난해 12월 30일, 김득중 금속노조 쌍차지부장과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기업노조 위원장은 해고자와 희망퇴직자의 단계적 복직에 관한 합의안을 의결했다. 이 합의에서 보면 회사는 2017년 상반기까지 정리해고 및 징계해고 노동자 187명을 복직시키는 데 노력하며, 인력이 필요한 경우 ‘해고자 3, 희망퇴직자 3, 신규 채용 4’의 비율로 충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합의안에 따라 지난 2월 1일 쌍차 해고노동자 18명이 1차 복직했다. 그 이후 복직된 사람이 있을까?

문기주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월 1차 복직된 후 추가 복직된 사람들은 있습니까?”

문기주 : 단 한명도 없습니다. 공장 안에는 라인이 몇 개가 있습니다. 그 라인별로 인력이 필요한 곳이 있어요. 하지만 회사는 인력을 채우지 않고 자기들만으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장 안에서는 당장 인력이 필요하다고 충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회사는 이를 묵살하고 있어요. 물론 잘 팔리는 차종과 잘 팔리지 않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 회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고 거기 따른 인원투입이 가능한데 회사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아직 복직 해줄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변동사항이라든가 추가 입장을 표시한 적이 있습니까?”

문기주 : 합의서 상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187명을 복직시키는데 최대한 노력한다고 했지만 실무교섭에서는 다 복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회사를 믿고 기다리고 있지만 회사 측의 정확한 의사를 알 수 없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는 것만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복직되지 못한 해고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문기주 : 그들은 각자 알아서 살고 있습니다. 뭐라도 해야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복직을 기다리며 일용직 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곧 미사가 시작될 예정이라 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예전에 대한문 앞에서, 또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 미사에서 보던 새까맣게 지친 모습보다는 그래도 얼굴이 좀 나아 보였지만 저렇게 회사가 미적미적 자꾸 딴소리 하는 것 같아 많이 불안해하고 답답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짐해본다.

쌍차해고노동자들이여. 당신들을 잊지 않았어요. 내년 상반기까지 회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시 당신들 곁으로 갈 것입니다. 당신들을 항상 마음에 두고 걱정하며 연대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잊지마세요. 당신들이 다시 고단한 길거리 투쟁에 나서게 된다면 불러주세요. 언제든 달려겠습니다. 힘내세요.

관련기사 : 쌍용차 해고 노동자 18명, 7년 만에 출근버스 탔다http://v.media.daum.net/v/20160201105607121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