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꽃은 우리나라 들이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꽃이다.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피는데 꽃 모양이 하얀 별 같이 생겨 별꽃이라 이름 붙었다. 산이나 숲에 가면 별꽃과 비슷하게 생긴 꽃이 있다. 개별꽃이다. 식물 이름 앞에 ‘개’가 붙는 경우는 개나리, 개머루, 개여뀌 같이 닮았지만 가짜이거나 질이 떨어진다는 뜻을 갖고 있다. 개별꽃도 별꽃과 같이 생겼지만 별꽃보다 못한 꽃이라는 뜻이다.

별꽃보다 개별꽃을 먼저 알았다. 개별꽃도 저리 예쁜데 별꽃은 얼마나 더 예쁠까? 생각했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면 개별꽃이 훨씬 예쁘다. 왜 '개'자가 붙었는지 모르겠다. 이름이 바뀌어야 할 것만 같다. 별꽃이 이름을 먼저 차지해서 그랬을까?

▲ 왼쪽이 별꽃, 오른쪽이 큰개별꽃(별꽃 사진 : 이호균 주주통신원 제공)

개별꽃 속을 자세히 보면 또 다른 초록별을 품고 있다. 무릎을 꿇고 가만히 들여다보는 이들에게만 보여주는 또 하나의 별이다.

▲ 개별꽃과 큰개별꽃

이제 보면 언제 보나~ 내년을 기약하는 복사꽃과 산벚꽃이 마지막 꽃잎을 달고 있다. 아쉬움을 간직한 두 꽃에도 별이 숨어 있다. 

▲ 복사꽃과 산벚꽃

전국 산과 들 양지에 피는 양지꽃, 양지꽃과 꼭 닮은 뱀딸기꽃은 흔한 꽃이라 눈여겨보지 않을 때가 많다. 몸을 낮추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활짝 핀 꽃이나 이제 막 몽우리를 달고 있는 꽃이나 선명한 별을 품고 있다. 

▲ 양지꽃과 뱀딸기꽃

활짝 핀 솜나물꽃은 마음껏 빛줄기를 내뿜는 방사형 별로 보인다. 아직 피지 않은 솜나물꽃은 별을 보호하고 있는 자색 수호천사 같다.

▲ 솜나물

꽃 모양이 별 모습은 아니지만 선명한 색으로 발걸음을 유혹하는 반짝반짝 제비꽃도 보라색 빛줄기를 세상에 보내주고 있다. 

▲ 제비꽃

가까이 들여다봐야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현호색과 산괴불주머니도 꼬리에 별을 달고 날아가는 어여쁜 새들 같다. 

▲ 현호색과 산괴불주머니

진달래꽃은 가고 철쭉이 뒤를 이을 차례다. 진달래꽃 속의 진홍별은 하늘로 올라가기 직전인지라 그 빛을 다하고 있다. 반면 꽃망울을 탱탱하게 달고 있는 철쭉은 가장 깊숙한 꽃 한가운데 은은한 흰 별을 내보이며 최고 고운 색을 뽐내고 있다.

▲ 진달래와 철쭉

북한산 꽃 속에 숨어있는 별을 만나니... 꼭 산이 별을 품고 있는 작은 우주인 것 같다. 아니 산은 세상 생명을 다 품고 있는 작은 우주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주주통신원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