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태백산 금대봉 야생화 2

김미경 객원편집위원l승인2019.09.02l수정2019.09.0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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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를 따라 질경이가 많이 보인다. 평소에는 눈길도 주지 않던 풀이다. 김진리 선생님께서 질경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신다. 

▲ 질경이 꽃은 피었다가 지는 중이다

'질경이'는 질경이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전국 산이나 들, 길가 어디에서나 끈질기게 자란다. 마차가 밟고 지나가도 다시 일어나 자란다 해서 '차전초(車前草)'라고도 부른다. 질경이 이름도 생명력이 질기다 해서 붙여졌다. 

높고 낮은 산, 거의 모든 등산길을 따라 ‘나 좀 봐주세요!’ 하고 낮게 피어있지만 아무도 고개 숙여 보지 않는다. 6~8월에 피는 흰 꽃은 잎 사이에서 나와 줄기 아래부터 위로 올라가며 피지만 아주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질경이는 만병통치약으로 불릴 정도로 다방면에 약효가 뛰어나다. 술도 담근다. 특히 질경이 씨는 ‘차전자(車前子)’라 불리는데 이뇨작용이 뛰어나 여름철 설사나 방광염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질경이를 찾으라는 말이 있다. 질경이를 따라가면 민가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약효도 뛰어난데 길도 알려준다고 하니 흔해서 하찮게 여기는 풀이지만 알고 보면 인간에게 아주 고마운 풀이다. 

▲ 흰이질풀

이리 깨끗하고 고운 꽃이 있을까? 연한 보라색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꽃술이 너무나 곱다. '이질풀'은 쥐손이풀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쥐손이풀과 풀들은 잎이 쥐 손을 닮았다. '이질풀'과 '쥐손이풀'은 구분하기 어렵다.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꽃자루 끝에서 꽃이 두 개로 갈라지는 꽃이 이질풀, 하나인 것이 쥐손이풀이라 한다. 또 이질풀은 꽃잎에 5줄이 있고, 쥐손이풀은 3줄이 있다고 한다.

▲ 둥근이질풀

고산지에서 자라는 '둥근이질풀'은 곱게 단장한 듯 화려하다. 이질풀에 비해 1.5~2배 크다. 이질풀은 달여 마시면 이질이 낫는다 해서 이름 붙었다 한다. 이질풀은 일본 민간의약에서 신비한 효험이 있는 5대 약 중 하나로 여긴다 하니 예쁨 대신 귀함을 인정받은 풀이라 하겠다.    

▲ 나비나물

나비나물은 벌써 열매를 달았다. 나비나물은 7~8월에 꽃이 핀다. 마주보고 나는 큰 잎 두 장이 나비 날개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었다 한다. 꽃들이 오밀조밀 모여 무슨 수다를 떠나? 자잘한 소리가 들리는 것 하다. 이름처럼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 심는다. 보라 꽃이 예뻐 관상용으로도 심는 유용한 풀이다. 

▲ 나비나물 잎과 6월에 곰배령 정상에서 만난 광릉갈퀴 잎

언뜻 보면 광릉갈퀴와 비슷한 꽃으로 보인다. 둘 다 콩과 나비나물속 여러해살이풀이다. 광릉갈퀴는 나비나물보다 한두 달 이른 6월에 핀다. 광릉갈퀴와 꽃 모양이나 색이 비슷한데 잎 모양이 많이 다르다. 광릉갈퀴는 마주보는 작은 잎이 여러 장 잎자루 양쪽으로 줄지어 나온다.  

▲ 말나리

'말나리'는 만나기 어려웠다. 6~7월에 핀다고 하니 하나라도 본 것이 행운이다. '나리'는 나팔처럼 꽃을 피우는 백합과 여러해살이풀이다. '나리'는 순 우리말이라 한다. 전 세계 10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는 10여 종이 있다고 한다. 꽃이 하늘을 향해 피는 것은 '하늘나리', 땅을 보고 피는 것은 '땅나리', 옆을 향해 피면 '중나리'라 부른다. 나리는 잎이 어긋나기를 하고 말나리는 아래 잎이 치마처럼 돌려나기 한다. 나리가 먼저 피고 지면 말나리가 핀다.

말나리 중 잎이 하늘을 향하는 것을 '하늘말나리'라고 하고 옆이나 땅을 보는 것을 말나리라고 한다. 왜말나리라고도 하는데 나리 중에서 키가 작기(80cm) 때문이다. 보통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에서 키우는 나리는 '참나리'다. 키가 2m까지 크고 잎겨드랑이에 씨눈(주아)이 달려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씨눈으로 쉽게 번식한다. 

가짜 나리인 개나리도 나리가 들어갔으니 나리 종일까? 아니다. 물푸레나무과 개나리속 관목이다.

▲ 물양지꽃

궁금했던 '물양지꽃'도 만났다. 양지꽃은 장미과 여러해살이풀로 햇빛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잘 자라서 양지꽃이라 이름 붙었다. 양지꽃은 종류가 20종 되는데 그 중 바위틈에서 피는 양지꽃은 '돌양지꽃'이라 하고 물가에서 피는 양지꽃은 '물양지꽃'이라 한다. 양지꽃은 키가 30~50㎝, 돌양지꽃은 20㎝, 물양지꽃은 30~100cm로 물을 듬뿍 먹을 수 있어서 그런지 키가 가장 크다. 양지꽃은 4월부터 피지만, 돌양지꽃은 6~7월에 피고, 물양지꽃은 제일 늦은 7-8월에 핀다.

봄부터 8월까지 산을 예쁘게 장식해주는 고마운 양지꽃. 그 소박하면서 얌전한 노랑이를 따라올 꽃 없다고 하면 지나친 칭찬일까? 

▲ 동자꽃

동자꽃은 석죽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슬픈 동자의 전설을 가진 동자꽃이 한창 주홍색 설움을 토해내고 있다. 꽃 색이 워낙 강렬해 꽃술을 자세히 본 적이 없는데 꽃술 색도 참 곱다. 전 세계에서는 15~20종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동자꽃, 털동자꽃, 제비동자꽃, 가는동자꽃 등이 있다고 한다. 이 중 날렵한 꽃잎을 가진 제비동자꽃을 꼭 만나고 싶다. 대관령 이북에 살며 7~8월경에 꽃이 핀다고 하니.. 언젠간 볼 수 있겠지... 

▲ 마타리

'마타리'는 마타리과 여러해살이풀로 7~9월에 꽃이 핀다. 산에서 흔히 보는 꽃이다. 화려하고 풍성한 노란 꽃에 맛난 꿀이 많은지 나비와 벌들이 잔뜩 붙어 있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뿌리에서 장 썩는 냄새가 난다고 '패장(敗醬)''이라고도 부르는데 염증과 통증을 다스리는 약으로 쓰인다. 키는 60~150㎝로 야생화 중에서 큰 편이고 줄기가 단단하다. 양지바른 아무 곳에서나 자라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맞춤이라 한다. 

마타리 유래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 막타리가 변해서 마타리가 되었다는 설이다. 거친 뜻을 가진 접두어 '막'에 갈기의 방언인 '타리'가 붙어서 막타리가 마타리로 되었다고 한다. 둘째, 줄기가 가늘고 길어 말 다리를 닮았다 해서 '마(馬)다리'가 마타리가 되었다고 한다. 셋째, 꽃 뿌리에서 썩은 냄새 때문에 맛에 탈이 났다고 '맛탈이'에서 '마타리'가 되었다고 한다. 세 이야기 다 참 재미있다. 우리 조상들은 꽃 하나를 가지고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지어내는 이야기꾼들이다. 

▲ 개시호

7~8월 높은 산에서 피는 '개시호'는 산형과 여러해살이풀이다. 마타리처럼 줄기는 똑바로 서며 키도 40-150cm로 큰 편이다. 윗부분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가지나 줄기 끝에 노란 꽃이 시원 시원하게 달린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약재(해열, 발한)로 쓰인다. 개시호는 '시호(柴胡)' 앞에 개자가 붙은 것이다. 한방에서 이 꽃의 뿌리를 시호라 한다. 개시호는 시호보다 키가 크고 노란 꽃이 10~15개 달린다. 시호는 5~10개 달려 개시호가 더 화려함을 자랑한다. 

▲ 오이풀

붉은 솜방망이 같은 '오이풀'은 장미과 여러해살이풀이다. 7~9월 피는 오이풀은 잎을 뜯어 비비면 오이 향이 난다고 해서 오이풀이라 한다. 수박 향이 난다고 수박풀이라고도 한다. 시원하고 상큼한 향이라 어린잎은 샐러드에 넣어 먹는다. 뿌리는 약용하고 관상용으로도 심는다. 마른 꽃과 열매는 꽃꽂이 장식 재료로 사용된다.   

▲ 푸른여로

'푸른여로'는 꽃 이름 같지 않다. 꼭 옛날 영화 이름 같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藜蘆'는 '명아주 려(藜)와 갈대 로(蘆)다. 갈대같이 생긴 줄기가 검은 껍질에 싸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여로는 자주색 꽃이 핀다. 흰여로는 흰 꽃이 핀다. 산에서 사는 푸른여로는 7~8월에 녹색 꽃이 핀다. 이상하게 녹색 꽃은 외로워보인다. 흔치 않은 꽃이라 그러리라... 

▲ 일월비비추

'일월비비추'는 벌써 열매를 달아 줄기가 축 늘어졌다. 건강하고 통통한 그 안에 맛난 것이 들어 있을 것만 같다. 일월비비추는 백합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어린잎을 나물로 먹는데, 손으로 거품이 나올 때까지 잎을 비벼 먹는다 해서 '비비'에 나물 '취'가 붙어 비비추가 되었다고 하고, 새순이 비비꼬여 나오는 나물이라고 해서 비비추가 되었다고도 한다. 8월 중순이 넘어서 그런지 금대봉은 싸~ 하니 찬 가을 공기다. 7~8월에 꽃이 피는 일월비비추는 금대봉 공기에 적응하느라 일찍 가을이 되었다.  

우리끼리 갔으면 그냥 스쳐지나갔을 꽃들도, 전문가 선생님들 눈에는 번쩍 띄어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었다. 대신 하나씩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아직도 흰 꽃은 정리하지 못했다. 다음 3편에서는 구분하기 어려운 흰 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잘못된 곳(비비추->>일월비비추)을 잡아주신 이호균 선생님께 또 감사를 드린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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