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목수이야기 1. 연재를 시작하며

마광남 주주통신원l승인2020.07.30l수정2020.07.31 14:1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배목수가 쓴 돛단배의 모든 것/ 마광남 (노동부 한선기능전수자,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50호 조선장) 지음/ 신국판/ 240쪽/ 2019년 12월 31일 발행/ 비매품

저의 책 내용을 연재로 실으려 합니다. 표지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실으려고 하는데 전문서적이라서 용어 등에 생소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살아 왔구나 짐작하시고 부족한 부분은 넓은 마음으로 감싸주시기 바랍니다.

청해진선박연구소

 

들어가면서

나는 바다 한가운데 섬인 완도 가마구미(駕馬仇味)라고 하는 마을의 전형적인 어촌에서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자라면서 볼 수 있었던 것은 바다, 배, 고기잡이, 그리고 가난뿐이었다. 바다와 배를 무척 가까이 하면서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배를 타본 것은 4살 때라고 한다. 늦은 봄날이었는데 고기잡이 가는 아버지를 따라 처음으로 배를 탔다. 고기잡이를 갔던 곳은 청산도 앞바다였는데 물이 하도 파랗게 보여서 입고 있던 저고리의 옷고름에 물이 드는지 본다고 바닷물에 담가보았다고 한다. 지금도 완도 바다는 청정해역이지만 당시에 청산 앞바다가 얼마나 깨끗하였던가를 말해주는 것이려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고기잡이를 하셨지만 배를 수리하는 일들은 따로 목수를 부르지 않고 손수하셨다.

1967년 군복무를 마치고 잠시 방황하기도 하였으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시급하여 1969년 배 만드는 일을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평생의 직업이 되었다. 자라면서 배를 만들거나 수리하는 것을 너무 많이 보고 자랐기에 그 일이 쉽게 보여서 배 만드는 일을 택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배를 만드는 일이 제법 많아서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었으나, FRP 선박이 등장하면서 목선의 수요가 없어져 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직업을 바꾸어 보려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았으나 적성에 맞지 않았다. 항상 배 만드는 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배 만드는 기능이 완전히 없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다시 시작한 것이 모형 배 만들기였다.

이렇게라도 모형 배를 만들어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러던 중 2001년 12월에 노동부로부터 한선기능전승자에 선정되었으며, 2005년 12월에 사단법인 대한신문화 예술교류회에서 대한명인 인증을 받았으며, 2013년 8월에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50호 조선장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나는 나무로 배를 만드는 한 사람의 목수일 뿐이다. 역사가 어쩌고 하는 것은 목수인 내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책을 쓴다는 것부터가 무리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50여년이 되도록 해온 일을 그대로 무덤으로 가지고 가기에는 세상에 크나 큰 죄를 짓고 가는 것이라 생각되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거나 했던 일들을 얼마나 제대로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을지 사뭇 걱정이 된다.

지금껏 우리는 전통 배를 만드는 데만 열중하였다. 옛날 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배 만드는 기능이 사라지기 전에 옛날 배 못지않은 근현대의 배를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아무리 배를 잘 만들어도 배를 부릴 수 없다면 하등 쓸모없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배를 만들고 운항하는 방법들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썼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학문 쪽은 학자들께서 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는 오로지 현장에서 거친 일을 하면서 있었던 일들이랑, 체험했던 것이나 그 뒷이야기와 배를 만드는 목재의 준비와 배 만드는 과정 등을 자세히 썼다.

내가 알고 있는 것 중 단 한 가지만이라도 후대에 바르게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인데 독자들에게 외면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사회로부터 직간접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왔으니 이렇게라도 빚을 갚는 심정으로 내가 가진 이 작은 것이나마 사회에 내어놓겠다는 심정으로 쓴 것이며 필요한 모든 분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글들은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터득한 것들을 쓴 것이어서, 용어가 거칠거나, 목수들이 쓰는 용어를 그대로 써서 다소 생소한 것들이 있겠지만 현장감을 그대로 살리려는 의도였으니 십분 이해하여 주었으면 한다.

끝으로 학자님들께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

물위에 떠있는 배에 보이는 것만을 생각하지 말고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곳도 연구해 주었으면 한다.

배의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저자 마광남(馬光男) 소개

[약력]

1942년 완도생

1969년 배무이 입문

2001년 한선기능전승자 선정(노동부 2001-5호)

2004년 4월 장보고선박 복원 자문위원(울산과학대)

2005년 대한명인 지정(대한 신문화예술교류회)

2005년 장보고선박 복원 자문위원((재)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

2007년 전남도 거북선형 유람선 자문위원(전라남도)

2009년 이순신연구소 거북선복원고증위원(순천향대학교)

2010년 󰡔이순신연구논총󰡕 13호(봄・여름호) 논문게재, ‘범선의 노와 돛’

2013년 장보고기념관 자문위원

2013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50호 조선장

2018년 한국 신지식인 선정

2018년 해사박물관 거북선건조 자문위원

● 저자가 제작했던 배들은 말미에 실렸음.

저서: 󰡔 배무이가 쓴 거북선󰡕
      󰡔 우리 명절문화이야기󰡕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마광남 주주통신원  wd3415@naver.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광남 주주통신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허허실실 2020-08-05 16:35:01

    마광남 선생님의 한결같은 우리배(=한선) 사랑의 정신이 책으로 발간된 것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종로2가 문화공간 온에도 4권이 비치되어 있는데, 가실때 한번씩 일독해보시기를...^^신고 | 삭제

    • 김동호 2020-07-31 10:04:14

      바다는 도전과 개척입니다.호기심과 모험은 청춘이고요.

      배목수 마광남 통신원이 50여 년 한 길을 걸어온 자취와 지식의 보고. 한겨레온의 귀중한 자산으로 기록될 우리 전통 배 한선에 관한 기사를 시작합니다.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신고 | 삭제

      • 토속토착인 2020-07-30 15:08:42

        한선의 명인명장 배목수 마광남!
        한국의 자랑이요, 한겨레온의 자랑입니다.
        긴 세월 몸과 맘으로 익힌 한선 조선의 정수를 보겠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모두를 위해 건강하십시요.신고 |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주주커뮤니케이션팀  |  전화 : 02)710-0124  |  등록일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23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이상준  |  에디터 : 이동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준
        편집위원 : 김경애, 김국화, 김동호, 김미경,김태평, 서기철, 심창식, 정혁준, 허익배   |  객원편집위원 : 김혜성, 박춘근, 박효삼, 안지애, 양성숙, 최성주, 하성환
        Copyright © 2020 한겨레: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