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모르면 물어봐라 해결방법이 다 나온다.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 (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에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 교실에서.  화이팅!! 기죽지 말자.  

내가 다닐 학교의 이름은 Oneida High School이고 학생 수는 400명 정도 되는 작은 학교입니다. Oneida란 말이 특이해서 찾아보았더니 고유명사로 인디언부족 이름이래요. Oneida족은 미국 뉴욕 주 중부에 살고 있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한 종족이라고 하네요. 확실히 알아봐야 하겠지만 Oneida족이 뉴욕에서 남쪽으로 쫓겨 와서 아마도 제가 사는 곳에서 살지 않았나 생각해요. 헌데 이곳에는 인디언보호구역 같은 것이 없는 것을 보니 후에 여기서도 더 아래로 쫓겨 간 것 같아요.

1월 5일에 말타 언니와 호스트맘과 학교에 처음 갔어요. 학교는 차를 타고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어요. 스쿨버스도 있는데 우리는 호스트맘 차를 이용해요. 왜 그런지 모르지만....

학교는 그렇게 크진 않아요. 뉴욕의 학교같이 시멘트로 된 운동장 바닥이 나오고 몇 층짜리 시멘트 건물로 지은 학교는 아니에요. 학교 건물은 1층이면서 무척 넓어요. 정문을 들어가면 바로 왼쪽에는 중학교가 있고 오른쪽은 고등학교에요. 더 왼쪽으로 가면 제가 점심을 먹는 cafeteria가 나와요. 운동장은 없지만 Gym이 있고요. 차로 4분 정도 가면 축구 등 야외 활동을 위한 운동장이 따로 있어요.

Indian이 이 지역에 살았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학교 복도에는 인디언 그림들이 있어요. 그리고 지난번에는 저희 학교가 출전한 농구 게임을 보러 갔는데 ‘우리 학교 이겨라’라는 구호를 “Go Indian”이라고 하며 응원했어요. 우리 학교의 상징이 Indian인 것 같아요. 정확히는 Oneida Indian이겠지요.

학년은 교장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데 9학년에 배정을 원했어요. 원래 제 나이로는 10학년에 배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너무 욕심을 내면 저만 피곤해지지 않을까 해서요. 첫날은 수업은 하지 않고 교장선생님과 상담하고 과목만 선택하고 왔어요.

그 때 저 말고 동양 학생이 신입생으로 한 명 더 와서 같이 인사를 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와 동갑인 한국 학생이었어요. 그 학생도 교환학생으로 왔다고 하네요. 우리 보다 조금 늦게 저보다 한 살이 더 많은 교환 학생도 오게 되어 저의 학교에는 한국 교환 학생이 3명이나 되어요. 참 드문 일이지요?

제가 이곳 Tennessee에 오기 전에 Cindy라는 지역 관리자에게서 메일을 한 통 받은 것이 있는데요. 그 메일에는 한국 학생이 저 말고 2명이 더 우리 학교에 교환 학생으로 오는데 주의해야 될 점을 강조한 글이 있었어요. 한국 학생들끼리 Best friend가 돼서는 안 되고, 학교에서 절대로 한국말로 야기하지 말라고 되어있었어요.

한국 교환 학생들과 한국말로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에요. 아무래도 보면 너무나 반가워서 저절로 한국말이 나오니까요. 그래서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것에 대해서는 눈치를 좀 봐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여기 오기 전에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교과목을 내가 마음대로 신청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교육인 것 같아요. 내가 신청한 과목은 English, Biology, Band, World History, Math(AlgebraⅡ)와 Adult Living(Psychology) 6과목이에요. 한국에서는 12과목 들었는데.....

처음에는 Adult Living 대신에 Spanish를 듣고 싶었는데 예전에 선생님이셨던 옆집에 사시는 Janet 아줌마께서 너무 공부 쪽으로만 선택했다며 Spanish대신에 Video Commercial을 한번 들어보라고 하셔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Video Commercial은 한번 들어가 보았는데 수업은 하지 않아서 뭐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맘에 차지가 않아서 한국에서는 대학교 때나 배운다는 Adult Living(Psychology)으로 바꾸어 보았어요. 이 과목은 인간 발달에 관한 단계 같은 것을 배워요. 청소년기, 분노, 열등감, 모델링 같은 단어를 접해보았는데 일상에서 겪는 것을 설명해주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제까지 들은 수업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World History예요. 요새는 제 2차 세계 대전을 배우는데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하는 내용을 배워요. 저는 한국에서 Pianist란 영화를 보았는데 그 영화에서 본 장면들과 비슷한 내용을 설명해주어 이해가 쉬었어요. 세계사 선생님은 인기짱인 남자 선생님이에요. 아이들 말로는 수업을 가장 재미있게 하고 친절하다고 해요. 다음에는 1차 세계 대전을 배우는데 무척 기대가 되요. 그리고 아직 자세히는 모르지만 한국은 세계사를 일어난 순서대로 배워서 외우기 바쁜데, 미국은 사건 중심으로 배우는 것 같아요. 더 이해가 쉽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Biology는 쉬운 1단계를 들어요. 요새 배우는 것은 유전에 관련된 것으로 한국에서 이미 배운 것이라 아는 내용인데도 영어로 된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무척 어렵다고 느껴져요. 어떤 단어들은 사전에도 나오지 않아요. 하루는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주셨는데 두 가지 용어를 비교 설명하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용어의 의미도 파악하지 못하는데 비교를 해야 되어 숙제를 해가지 못했어요. 수업이 끝나고 나서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숙제를 못했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랬더니 점심시간 후에 저만 특별히 불러서 설명해주셨어요. 15일에는 시험도 보았는데 그 전날 3시간이나 시험공부를 했답니다. 정말 어려웠어요. 점점 좋아지겠지요.

수학은 AlgebraⅡ를 들어요. 미국 수학은 쉽다고 해서 AlgebraⅠ을 뛰어 넘고 Ⅱ를 신청했는데 제가 너무 만만히 보았는지 모르는 것이 있었어요. 그것도 질문하였더니 특별히 불러서 설명해주셨어요. 선생님은 아주 친절하시고, 꼭 친구처럼 대해주셔요. 시험은 그 전날에 배운 것을 매일 퀴즈식으로 보는데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에요. 다음에는 Geometry를 듣고 싶어요. 미국은 Geometry가 아주 어렵다고 해서 따라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요.

한 달에 두 번 목요일은 단축 수업을 하고 1시간 정도 클럽활동을 해요. 저는 Chess Club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다이아몬드 게임, 원카드 그런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너무 좋아해서 엄마가 ‘도박사가 되려고 하니?’라고 말씀하신 적도 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뉴욕에서 잠시 산 경험이 있거든요. 그 때 옆집 아주머니가 Chess를 가르쳐주셨어요. 재미있어서 매일 게임을 하자고 졸랐지만 아주머니가 일이 많아서 실컷 하지 못했던 기억이 나서 꼭 Chess반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1월 첫 번째 수업은 인원이 차서 수업을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Chess Club 선생님께서는 제 Algebra 선생님이신데 제가 그 반에 꼭 가고 싶다고 했더니 곧 나갈 인원이 있을 것 같다면서 다음 수업부터는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어요. 무척 기대가 되요.

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관계라고 생각하는데 선생님과의 관계는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친절하시고 친구처럼 대해주시거든요. 제가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면서 대하면 전혀 문제 생길 것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은 모두 밝고 항상 웃으며 적극적이어요. 한국에서 중3에 전학을 갔는데 좀 고생했어요. 잘 웃어주지도 않고 끼리끼리 놀고 그래서 친구를 사귀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미국 아이들은 대부분 아주 친절해요. 그런데 아직 마음에 꼭 맞는 단짝 친구는 찾지 못했어요. 그냥 다 같이 웃고는 지내는데 과연 짧은 시간에 나와 마음을 진정으로 터놓고 지낼 수 있는 그런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 복도에서

그리고 한 가지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미국 수업에 대하여 너무 미리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모르면 선생님들이 전부 따로 불러서 설명해주시거든요. 알 때까지 천천히 설명해주시고 그렇게 해주시는 것을 기쁘게 여기시는 것 같고, 모른다고 절대로 한심하게 생각하시지 않으셔요. 선생님들이 정말 한국하고 많이 달라요. 그래서 이렇게 강조하고 싶어요.

'뭐든지 모르면 가만히 있지 말고 물어봐라 해결방법이 다 나온다'.

그리고 저는 교환학생 오기 전에 영어 공부를 Free talking 반에서 1년, Writing 반에서 6개월 공부했어요. 남들 다 하는 독해나 문법반 같은 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고 Toiec반은 한 달하다가 재미없어서 그만 두었거든요? 그런데 Talking, Writing반에서 공부한 것이 수업을 듣는데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혹시 교환 학생을 준비하는 다른 학생이 있다면 이런 수업을 하고 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음에 학교에 대한 글을 다시 쓸 때는 Team 활동, 클럽활동, 밴드활동, 그리고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더 올리고 싶어요. 안녕히 계세요

<계속>

편집 : 이동구 에디터

이지산 주주통신원  elmo_par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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