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 한겨레 주주가 된 김상학 주주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궁합이란, 글자로는 남녀가 방에서 서로 합을 잘 이룬다는 뜻이지요. 이 때의 합은 잠자리 관계뿐만 아니라 성격적으로도 소통이 좋다는 뜻이지요. 지금도 자녀 결혼이 있으면 궁합을 보러 다니는 어른들이 흔히 있지요. 고된 인생살이라서 자기처럼 자식들에게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 심정이 다분히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요?

역술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이론을 도출한 것이지만, 사람들에게 적용할 때는 선별이 있어야 함을 명심해야지요. 하여 역술은 모두가 그렇지만, ‘맞느냐 안 맞느냐’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지요. 그렇게 접근하려면 ‘맞는 것도 있고, 틀리는 것’도 있겠지요. 그것이 아니고, 상담 자료로 활용을 하는 것이지요. 아무 것이나 적용하고 믿고 따르면 그것이 곧 미신(迷信)이 되는 것이니까요. 궁합도 그러하지요.

궁합은 속궁합과 겉궁합이 있다지요. 속궁합은 부부 관계를 말하고, 겉궁합은 성격 문제를 말한다네요. 궁합을 보는 종류가 20여 가지가 넘고, 각 보는 방법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기 때문에 믿을 만한 것은 아니겠지요. 궁합을 보는 방법 중에 원진 관계로 보는 것이 있는데, 한번 재미로 보시지요.

원진(怨嗔)이란 ‘서로 원망하고 미워한다’는 뜻인데 열두 띠의 관계는 아래와 같네요.

1) 서기양두각(鼠忌羊頭角) : 쥐-쥐띠(자생子生)는, 양-양띠(미생未生)의 머리가 모가 남을 꺼린다

2) 우진마부경(牛嗔馬不耕) : 소-소띠(축생丑生)는, 말-말띠(오생午生)이 밭 갈지 않음을 불평한다.

3) 호증계취단(虎憎鷄嘴短) : 범-범띠(인생寅生)는, 닭-닭띠(유생酉生)의 짧은 부리를 미워한다.

4) 토원후불평(兎怨猴不平) : 원숭이-잔나비띠(신생申生)는 토끼-토끼띠(묘생卯生)의 종알종알함을 원망한다

5) 용혐저면흑(龍嫌猪面黑) : 용-용띠(진생辰生)는, 돼지-돼지띠(해생亥生)의 얼굴이 검음을 싫어한다.

6) 사경견폐성(蛇驚犬吠聲) : 뱀-뱀띠(사생巳生)는, 개-개띠(술생戌生)가 짖는 소리에 놀란다.

그래서 쥐띠와 양띠, 소띠와 말띠, 범띠와 닭띠, 토끼띠와 원숭이띠, 용띠와 돼지띠, 뱀띠와 개띠는 서로 원진 관계라서 결혼하면 안 좋다는 것이네요. 믿거나 말거나...

그러면, 남녀의 만남과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저는 결혼을 앞두고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소개를 해 주지요.

1) 신앙 생활, 취미 활동을 할 것.

2) 요리를 배우고, 봉사활동을 할 것.

3) 성철 스님의 <주례사>를 읽을 것.

4) <숫타니파타경>을 읽을 것.

5)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 <엄마 수업>을 읽을 것.

6) <바이블>에 있는 사랑의 말씀들을 뽑아 암송할 것(예-고린도 전서 13장)

7) 교회, 성당, 절 등에 가서 철야 예배, 기도와 절을 함께 해 볼 것.

8) 계절에 책 한 권씩을 서로 소개하고 대화 토론 그리고 올레길 걷기.

9) 역지사지(易地思之), 이해(理解. understand)의 용어 개념에 대해 탐구할 것.

10) 애지욕기생(愛之欲其生)-사랑은 그 사람의 삶을 온전히 살게 해 주는 것이다 - 이 ‘태극기 원리’에 대해 깊게 공부할 것.

이상은 백 가지 중에 열 가지 정도를 추려 본 것인데, 이 열 가지만 잘 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겠지요. 이런 생활 태도는 유대인들의 탈무드, 구약 공부처럼 신앙으로 생활 속에서 해야 할 것들이지요. 어릴 때부터 민족경서를 지참하고 체화시켜야 할 일들이지요. 우리 한국인들은 너무 안타깝네요.

결국 진정, 궁합이라는 것은 위에서 말한 것을 함께 하려고 노력하면서 이해하고 배려해야겠네요. 그리고 서로 ‘인생 공부’를 하면서 맞추어 나아간다면, 궁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겠지요. 이 또한 삶의 먼 항해에 임하는 자세가 아닐까요?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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