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 한겨레 주주가 된 김상학 주주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이미 8괘에 대해 알아보았지요. 더 탐구하고 싶은 분들은 검색해 보시고 책을 보시면 좋지요. 이 공부는 끝도 없지요. 우주 공부이니까요. 무극에서 태극, 음양, 4상, 8괘, 16괘, 32괘, 64괘...... 2ⁿ 승으로 무한대이니까요. 연역하면 무한분열, 귀납하면 다시 무無(허虛. 공空)로 순환하겠지요. 그래서 동양 특유의 ‘불이 이 불일(不二 而 不一)’ 사상, ‘둘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하나도 아님’이 드러나는 것이지요.

하나의 진리를 두고, 여러 현명한 자들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리그 베다).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 속에 여럿이 있고, 여럿 속에 하나 있네.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이네(법성게).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하나로 시작해도 시작한 하나가 없고, 하나로 마쳐도 마친 하나가 없네(천부경).

이상의 말씀처럼 우주여행을 하는 무한의 공부이지요. 하심하고 겸손해지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리고 자연과 마음의 진리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용어 개념들을 사용할 수뿐이 없는데, 그것은 단지 생각의 관념들이고 그 언어 자체가 진리가 아님을 유념하여야겠지요. 진리(도, 법)라는 것은 언어 문자로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노자 1장 첫 구절이 바로 그런 명제이지요(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 우리들의 공부 영역인 이법(理法)과 심법(心法)에서는 ‘오직 모를 뿐! 오직 할 뿐!’이라는 화두를 간직해 나가면 되겠네요. 이 생명 다 할 때까지 그냥 하는 거지요.

그리고 소우주인 나와 대우주가 합일하는 자기 체험을 하고 인연들과 작별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지금의 ‘나’라는 존재는 대우주에서 영원히 살게 되지요. 이것이 바로 이법에서 말하는 천지인 합일의 경지이고, 심법에서는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의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의 지경이 되는 것이겠지요.

이 지점에서 아래 표를 보고 체용관계를 이해하시면 동양사상 철학뿐만 아니라 서양사상 철학을 공부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지요.

이제부터는 주역 점占에 대해 알아보시지요. 주역 책은 원래 점占을 치는 역경(易經)으로 시작을 했다지요. 8괘 64괘 곧 여덟 개(소성괘)와 육십 사개(대성괘)의 우주적 창을 통해 인생과 만물을 바라보는 것이겠지요. 우주 삼라만상이 이 안에 다 들어 있으니까 인생살이도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에 따라 주역 책은 64괘에 대한 기록인 것이지요.

원리적으로는 태극에서 출발하여 세 번 변화하는 2의 3승 8괘(소성괘). 다시 세 번 변화하는 2의 6승, 64괘(대성괘)를 우주 만물에 적용을 하는 것이지요. 3변 5행의 자연 법칙이지요. 동서양 수많은 경서 중에 占을 칠 수 있는 책은 주역책 단 한 권이라지요. 우주 원리와 이치를 꿰뚫어서 갈아엎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점이 맞느냐 틀리느냐? 라고 질문을 하면 그것은 어리석은 물음이지요. 역학의 역술은 그런 방식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셔야 하지요. 이미 반복해서 말씀드렸지만 사주학. 점. 풍수지리. 궁합 등. 이런 역술은 좋으냐? 나쁘냐? 맞느냐, 틀리느냐? 로 접근하는 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지요. 돈벌이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다 보니 이런 행태가 나타난 것이지요. 이 분야는 상담학으로 접근해야 하지요.

각설하고, 점을 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간략화 시킨 점통법을 한번 참고해 보시지요.

1) 나무젓가락 8개를 준비해서 아랫부분에 8번까지 번호를 메겨서 적당한 통에 꽂는다.

2) 2, 3분 정도 아무 생각 없이 명상을 한 후, 남자는 왼손으로 먼저 하나를 뽑아 번호를 확인하고 적어 놓는다.

3) 다시 꼽아 놓고 오른 손으로 하나를 뽑아 먼저 번호 위에 다시 뽑은 번호 를 적어 놓는다. 여자는 남자의 반대로 한다.

4) 처음 뽑은 것이 3번이 나왔고, 두 번째 뽑은 것이 6번이 나왔으면 아래에 3리화 리중절을 적는다. 두 번 째 6번이 나왔으면 위에 6감수 감중연을 적는다.

예시)

6 ☵ 水 수

          기제 旣濟(63)

3 ☲ 火 화

5) 아래 <64괘 일람표>를 보면 위에 있는 6은 가로줄, 아래 3은 세로줄을 보 고 짝짓기를 하면 찾을 수 있지요. 63번 괘인 수화기제(水火旣濟) 괘를 얻 게 되는 것이지요.

6) 유의하실 부분은, 점占을 뽑아 번호를 적을 때는 나무가 자라듯이 밑에서 위로 적고, 읽을 때는 물이 흐르듯이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되지요.

7) 그런 후에, 수화기제를 검색해서 점사(占辭) 내용을 확인해 보면 되지요.

8)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아무 손으로나 무심히 한번 더 뽑으면 되지요. 그러면 1번부터 8번 중에 다시 번호가 나오겠지요. 5번이 나왔다면 대성괘 6효爻(여섯 줄) 중에서 다섯 번째가 되고, 8번이 나왔다면 여섯 줄 뿐이 없으니까 두 번째 효가 되는 것이지요. 그 효에 관한 효사(爻辭)의 내용을 읽어 보면 되지요.

9) 이 결과는 두 번째까지 뽑아 얻은 수화기제 괘의 점사가 70%, 세 번째 뽑아 얻은 효의 효사를 30% 감안하여 해석을 하면 되지요.

점사 해설이 첨부된 주역책이나 대산 김석진 선생의 <주역점해> 책을 보면 재미있고 편하게 확인할 수 있지요.

공자님께서는 괘와 효의 변화가 우주 변화 이치의 질서를 담고 있음을 통찰하셨겠지요. 그래서 위편삼절(韋編三絶)의 공부를 하셨겠지요. 공자님께서도 점占이 맞고 틀리고 하는 영역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충분히 추정할 수 있지요. 점사에는 괘사와 효사가 있는데 이 내용들은 은나라 말과 주나라 초기(殷末周初)를 거치면서 점친 내용들이라지요. 그래서 단지 이 점사의 내용에 매몰되어 끌려 다니는 공부가 되면 안 되겠지요.

주역점의 이치를 이용하여 쌀점, 콩점, 솔잎점, 책점, 동전점, 주사위점, 시간점 등등이 있지요. 숫자를 셀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할 수가 있다는 말이겠지요. 방법은 다르지만 이치는 같은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들은 간단하고 편리한 점통법(占筒法)으로 해 보면 좋지요. 그리고 점을 칠 때는 마땅히 주문과 예식이 따르지요. 우리들은 64괘를 습득하기 위해 연습을 해 보는 것이니까 모두 생략하고 2, 3분의 짧은 명상을 한 후 실시해 보면 되겠네요.

그러면 이 점친 점사의 내용이 자신의 궁금한 점을 알아내어 맞출 수 있는 가? 하는 점이 가장 궁금하겠지요. 맞느냐 틀리느냐로 접근을 하면, 맞는 것도 있고 틀리는 것도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64괘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 64괘는 내 마음과 의식의 창문을 64개로 만드는 작업이지요. 이 일은 평면적인 사고방식에서 우주적 인식으로 확장하는 일이지요. 과히 의식의 혁명인 것이지요.

그 결과는 인간과 사물, 시대와 역사, 사상과 철학, 예술과 종교 등 깊고 넓은 안목을 여는 것이지요. 이미 소개해 드렸지만 이 공부는 이법 영역이지요 - 우주란 무엇인가? - 대우주와 소우주가 만나는 인생의 마지막 할 일이며, 마지막으로 해야 할 공부임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네요.

<64괘 일람표 자리>

64괘명

<상경>

1.중천 건. 건위천 (乾爲天. 重天乾)

2.중지곤. 곤위지 (坤爲地.重地坤)

3.수뢰 준(水雷屯)

4.산수 몽(山水蒙)

5.수천 수(水天需)

6.천수 송(天水訟)

7.지수 사(地水師)

8.수지 비(水地比)

9.풍천 소축(風天小畜) (혜)

10.천택 리(天澤履)

11.지천 태(地天泰)

12.천지 비(天地否)

13.천화 동인(天火同人)

14.화천 대유(火天大有)

15.지산 겸(地山謙)

16.뇌지 예(雷地豫)

17.택뇌 수(澤雷隨)

18.산풍 고(山風蠱)

19.지택 림(地澤臨)

20.풍지 관(風地觀) (혜)

21.화뢰 서합(火雷噬嗑)

22.산화 비(山火賁)

23.산지 박(山地剝)

24.지뢰 복(地雷復)

25.천뢰 무망(天雷无妄)

26.산천 대축(山天大畜)

27.산뢰 이(山雷 臣頁)

28.택풍 대과(澤風大過)

29.감 위수(坎爲水)

30.이 위화(離爲火)(30비)

 

<하경>

31.택산 함(澤山咸)

32.뇌풍 항(雷風恒)

33.천산 둔(天山遯) (혜급)

34.뇌천 대장(雷天大壯)

35.화지 진(火地晉) (여)

36.지화 명이(地火明夷)

37.풍화 가인(風火家人)

38.화택 규(火澤睽)

39.수산 건(水山蹇)

40.뇌수 해(雷水解)

41.산택 손(山澤損)

42.풍뢰 익(風雷益)

43.택천 쾌(澤天夬)

44.천풍 구(天風姤)

45.택지 췌(澤地萃)

46.지풍 승(地風升)

47.택수 곤(澤水困)

48.수풍 정(水風井)

49.택화 혁(澤火革)

50.화풍 정(火風鼎)

51.진 위뢰(震爲雷) (계)

52.간 위산(艮爲山)

53.풍산 점(風山漸)

54.뇌택 귀매(雷澤歸妹)

55.뇌화 풍(雷火豊)

56.화산 려(火山旅)

57.손 위풍(巽爲風)

58.태 위택(兌爲澤)

59.풍수 환(風水渙)

60.수택 절(水澤節) (혜)

61.풍택 중부(風澤中孚) (지)

62.뇌산 소과(雷山小過)

63.수화 기제(水火旣濟) (겸)

64.화수 미제(火水未濟)

(시위 하경 34)

 

<괘명차서가>

건곤준몽 수송사

비소축(혜)이태비

동인대유 겸예수

고임관(혜)서합비

박복무망 대축이

대과 감이 (30 비)

함항둔(혜급)대장

진(여)명이 가인규

건해손익 쾌구췌

승곤정혁 정진(계)

간점귀매 풍여손

태환절(혜)중부(지)

소과기제(겸)미제

(시위하경 34)

-주희(1130~1200)-

주자 선생님이 교육용으로 괘이름을 차례 순서대로 노래를 부르게 했다고 함.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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