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테네시주에 살고 있는 지산입니다.

이번에는 재미있는 밴드 수업과 밴드 여행, 콘서트에 대하여 쓰고자 합니다.

Band 수업

Band 수업은 매일 4교시에 있어요. 저는 Band에서 Flute를 해요. 저는 한국에서 Flute를 4년 정도 배웠거든요. 전공할 것은 아니고요 그냥 취미로 해서 아주 열심히 한 편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한국에서 엄마는 이상하게도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전혀 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Flute 연습을 안 하면 조금 내버려 두다가 이틀만 계속되면 막 꾸중을 하셨어요. ‘레슨비가 아깝다, 고등학교 가면 하고 싶어도 못한다, 엄마는 기회가 없어 하고 싶어도 못했다, 악기 하나 다룰 줄 아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 줄 아냐’ 등등 휴우~~~ 해서 적당히 눈치 보며 꾀를 피우다가도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으면 엄마에게 혼날까봐 억지로 한 적이 더 많아요. 여기 와서 보니 억지로라도 한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몰라요.

그런데 우리 반에는 부럽게도 저보다 정말 잘하는 학생이 있어요. 저도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후회가 있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그 학생 이름이 Ashley인데 Tennessee 주 대회에 나가서 상도 많이 타고 그랬대요. 그리고 Flute도 Half Gold로 가지고 있어요. 소리도 아름답게 내고, 호흡도 길고, 음악적 감성이 풍부해요. 저는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Ashley에게 많이 물어봐요. 귀찮아하지 않고 잘 가르쳐주지요. 하지만 제 실력만으로도 Band 수업의 연주는 크게 부족하지는 않아요.

Band에서는 약간은 대중적인 곡들을 연습해요. 그래서 그런지 매일 클래식만 연습하던 저는 굉장히 흥겹고 재미있어요. 정말 즐길 수 있는 수업시간이지요. 신나는 밴드 수업을 마치면 바로 점심시간이 돌아오기 때문에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아이들과 재잘거리며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주로 연주하는 곡은 Chant Jubalo라는 곡인데 처음에 트롬본으로 시작하고 그 다음 트럼펫이 들어가고 다음에 클라리넷 그 다음에 Flute가 들어가는 아주 신나는 곡이지요. 또 연주하는 곡 중에서는 영화 음악도 있는데 Mission Impossible, Lawrence of Arabia, Les Miserables 등의 주제곡도 했어요. 한국에서는 Flute를 배우려면 돈이 꽤 들어가는데 이곳은 학교 수업에서 매일 공짜로 1시간씩 배워주니 얼마나 좋아요.

4월에는 Florida에서 Performance가 있어서 3일 동안 가야 해서 굉장히 궁금하고 들뜬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2월 말에 1차 신청비 200$을 받는데 중학교 아이들만 많이 신청하고 고등학교 아이들은 거의 신청하지 않았어요. 전체 비용 400$ 정도 드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그 전에 가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저는 무척 가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가까운 친구들이 거의 다 신청을 안 해서 저도 그냥 안 가기로 했지요. 어떤 Performance인지 솔직히 궁금했지만요.

Band Trip

4월 30일과 5월 1일에 1박 2일로 우리 주 바로 밑에 있는 Georgia 주의 Atlanta로 Band Trip을 가게 되었어요. 이것은 연주를 하러 가는 것은 아니고 그냥 Band 아이들끼리 소풍 가듯 놀러 가는 거예요. 여기는 같은 9학년이라도 같은 교실에서 모여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니까 9학년 단체 소풍 이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대신 수업 별로 선생님께서 제안하시고 또 학생들 의견이 맞으면 Trip를 가는 것이지요.

원래 비용은 130불정도 내고 가는 것인데 저는 교환 학생이라 체험 차원에서 그냥 무료로 보내주었어요. 원래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Janet 아줌마께서 학교에 계시니까 설명을 잘 해서 특별 배려로 그냥 가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처음에 돈을 내는 걸로 들었거든요?

아마도 ‘어~ 지산이 또 놀러 갔네~’ 하시겠지요? 저는 정말 무척 놀러 많이 가는 것 같아요. 10개월 동안 거의 놀러 가지 않는 교환 학생들도 있다고 하는데… 좀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간단히 쓰려고 해요.

첫날은 저희 학생 30명, 선생님 1분, 도우미 어머니(여기서는 샤프론이라고 해요) 몇 분이 같이 버스를 타고 새벽 7시에 Atlanta를 향해 떠났어요. 12시경 되니 Atlanta에 도착했어요.

▲ 애틀랜타 City Hall

점심 먹고 유명한 관광 코스인 언더그라운드 쇼핑몰에서 쇼핑할 시간을 주었어요. 쇼핑 후 다시 버스를 타고 호텔에 와서 수영장에서 놀다가 저녁이 되어서 Hard Rock Cafe에 가서 저녁을 먹고 잤어요.

▲ 언더그라운드 쇼핑몰 내부. 만국기 중 태극기가 보이나요?
▲ 가장 친한 친구 레슬리와 Hard Rock Cafe에서. 레슬리는 자기 집에 저를 초대한 친구이고 공부를 아주 잘하는 우등생입니다.

 

▲ 숙소에서 친구들과 함께(지사니, 애슐리, 브릿니, 멜라니, 레슬리). Trip에서 완전히 저를 자기들 그룹으로 생각해주어서 너무 좋았어요.

 

5월 1일에는 유명한 놀이동산인 Six Flags에 갔어요. 제목이 왜 그런지는 제가 물어 보아야 하는데 못 물어 보았어요. 아주 스릴이 넘치는 롤러코스터가 많은 놀이동산인데, 아주 특이한 놀이 기구 한 개를 소개할게요.

이는 슈퍼맨 롤러코스터라고 제가 이름 붙였는데요. 정상적인 롤러코스터는 레일 위에 의자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것은 레일이 있고 레일 밑에 의자가 //// 처럼 달려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슈퍼맨처럼 거꾸로 매달려서 손을 뻗치고 롤러코스터를 타야 하지요. 사진은 못 찍어서 정말 아쉬운 좀 특이한 롤러코스터랍니다.

▲ 무지 긴 롤러코스터

 

▲ 수직 롤러코스터
▲ Fall Down
▲ Six Flags의 거리

 

▲ 밴드 수업 친구들(왼쪽부터 멜라니, 레슬리, 브릿니, 지사니), 미국 고등 학생들이 Trip가서 입는 옷 수준입니다. 더운 곳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아무리 더워도 한국에서는 이렇게 입지 못하지요. 저도 미국 학생이 되어 소매 없는 셔츠에 짧은 반바지를 시원하게 입어 보았어요.

사실 저는 Atlanta에 여행을 간다고 하여 남부의 분위기를 느끼는 그 어떤 곳으로 갔으면 했지만 그냥 놀이동산에서 실컷 놀다가 지쳐서 집에 온 것뿐이었어요.

Tennessee는 남부에 속하지만 저는 Tennessee 북쪽에 살고 있어서 남부라기보다는 중부나 동부 같은 느낌이에요. 하지만 Atlanta는 더 남부이기 때문에 뭔가 색다른 남부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는데 그냥 놀기만 하다가 온 것이 좀 아쉬워요.

하지만 Trip 갔다 와서 얻은 굉장히 큰 성과가 있어요. 친구들과 무척 친해져서 휴일에도 만나서 같이 어딜 가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 Trip 후 진짜로 친구 Group에 속하게 되어 동네 공원 Festival에 갔을 때. 처음으로 호스트 가족과 간 것이 아니고 친구들끼리 어울려 다니며 놀았어요.

6월에는 말타 언니가 브라질도 돌아갈 예정이에요. 그래서 무척 허전할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이젠 나를 불러 주는 친구들이 생겨서 다음 학기에도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Band Banquet

5월 15일에는 Band Banquet를 했어요. 이제 학기를 마칠 날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그 동안 열심히 했다고 지휘자 선생님께서 밴드 학생들에게 선물도 주고 상장도 주는 것이에요. 저는 개량 한복을 입고 가서 눈에 확 띄었고요. 친구들이 처음 보는 옷이라 와서 무슨 옷인지 막 물었어요. 예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열심히 했다는 상장도 받았어요. 저 말고도 많은 아이들이 상을 받아서 진짜 등수 안에 드는 한국의 상 같은 느낌은 덜 들지만 그래도 상장은 상장이라 기분이 좋았어요.

▲ 상장을 들고 있어요.
▲ Band Banquet 이 열린 Cafeteria에서 상을 받는 뒷모습의 나
▲ Banquet에서 화려한 친구들 사이에 촌색시 같이

Concert

5월 16일에는 음악 콘서트가 열렸어요. 지금이 마지막 semester이기 때문에 음악에 관련된 수업은 그 동안 연습한 곡을 Gym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져요. 그리고 부모님들, 지역 주민들 등 모두 오고 싶은 사람들은 다 와서 봐도 된답니다.

이날 발표회는 3시 30분부터 시작해서 5시 30분에 끝을 냈는데 중학생 Choir반, 6-7학년 Band반, 8학년 Band반, 고등학생 Choir반, 그리고 제가 속한 High School Band반 모두 돌아가면서 한 번씩 발표를 했어요.

저희가 연주한 음악은 다음과 같아요.

1. Flourish,

2. Les Miserables,

3. Overture,

4. Marches of Armed Forces

의 4곡이에요. 그 동안 수업 중에는 더 많은 곡을 연습했지만 발표는 4곡 밖에 하지 못해서 섭섭한 생각이 들었어요.

▲ 콘서트 전 연습실에서.. 멋 좀 부렸지요? 제 머리가 꼭 미용실에서 한 머리 같지요? Fake hair를 뒤에 붙인 거예요. Janet 아주머니께서 사주셨는데 2분이면 머리를 예쁘게 손질할 수 있답니다.
▲ 리허설하는 사진 (사진이 좀 어두워서 죄송)
▲ 콘서트 사진 제가 보이시나요? 가운데 앉아 있어요.

이번 학기의 시즌 운동인 Softball과 Soccer 경기에는 밴드부가 가서 곡을 불어준다 하는 것은 없었어요. 사실 저는 멋진 옷을 입고 행진하면서 곡을 부는 것을 기대했었거든요? 지금은 준비기간이라고 해요. 가을과 겨울 시즌에 Football과 Basketball 경기할 때 우리 밴드부가 나가서 연주한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다음 학기까지 밴드 수업을 들으려고 해요. 무척 재미있을 것 같고 기대가 된답니다.

저는 5월 26일 방학을 했어요. 그리고 5월 29일 Florida로 일주일간 여행을 가요. 바닷가에 주택 한 채를 빌리고 놀다가 오는 거지요. 즐겁게 놀다 오겠습니다. 다음 편에 또 만나요. 안녕히 계세요.

(2004년 5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최장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이지산 주주통신원  elmo_party@hot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