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에 와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인디언 보호구역이었어요. 저는 인디언이 착한 사람으로 나오고, 인디언을 막 죽이고 괴롭히는 사람이 백인인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인디언 생각만 하면 그렇게 마음 아플 수가 없어요. 처음에 백인들과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내려고 농사짓는 방법도 다 가르쳐 주었는데, 결국은 배신당해서 계속 쫓겨나고.. 그런 생각하면 지금 미국 사람들 조상은 참 나쁜 사람들이지요.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금까지 강제로 지배하고 있다면…. 그리고 우리 민족 수가 계속 줄어들고 쫓겨 가서 적은 사람들만 어디선가 모여 살고 있다면…. 일본 사람을 원수로 알고 살고 있을까요? 아니면 인디언이 미국인이 된 것처럼 일본인이 되어 한 쪽 구석에서 조용히 살고 있을까요?

오전은 식구들이 Cherokee 인디언 보호구역에 갔어요.

여기는 한 마을을 관광단지로 만들어 놓았어요. 옛날 인디언들이 살던 모양으로 다 만들어 놓고 Tour guide인 Cherokee Indian이 걸어 다니면서 마을을 설명해주지요.

구슬로 벨트도 만들고, 바구니 만드는 것도 보여주고요. 도자기와 돌화살을 만들고 돌화살을 입으로 쏘아 과녁을 맞히는 것, 카누도 보여주지요.

인디언이 사는 집도 보여주는데 White Fang(한국 영화 이름으로는 늑대 개 2편인가?)에서 본 집과 같아요. 커다란 광장 같은 Hall을 가지고 있는 집이지요. 사람들이 둘러앉고 가운데서는 춤도 추고 할 수 있는…

또 인디언의 치료하는 약을 설명하면서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을 이야기 해주었어요. 인디언 문화는 자연을 존중하고 무엇이던지 자연에게 감사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했어요.

그날 오후에는 뮤지컬을 보았어요.

인디언 마을이 있는 Mountain Side에 있는 극장에서 'Unto These Hills'를 보았어요. 이 뮤지컬은 1540년 미국에 온 개척민들이 인디언을 내쫓는 과정에서 일어난 무지막지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거예요.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평화로운 인디언 마을에 즐거운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 탐험가가 찾아옵니다.

▲ 평화로운 인디언의 춤

미 정부와 관련된 스페인 탐험가는 땅을 팔라고 서류를 가지고 와서 인디언을 꼬드깁니다. 하지만 추장은 뭔가 의심이 가서 서류에 도장을 찍지 못하게 합니다. 스페인 탐험가는 추장과 인디언들을 이간질시켜서 결국 인디언들이 서류에 도장을 찍게 됩니다. 이 조약은 땅을 판다는 조약이고 미 정부가 돈을 준다는 내용이지만 인디언은 이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받을 돈도 스페인 탐험가가 다 떼어 먹습니다.

추장은 미국 정부 대통령에게 우린 옮길 수 없다고, 조약을 억지로 체결했다고 호소하지만 대통령은 자기 소관에서 벗어났다고 강제 이주를 명령합니다.

그 인디언 중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있어서 결혼을 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인디언의 결혼식 모습을 보여줍니다. 헌데 결혼식 날 미군이 와서 2주 기한을 주면서 마을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 결혼식 장면

 

▲ 결혼식 장면

2주 후, 이에 반발한 인디언은 나가지 않으려고 하고 미군은 억지로 잡아서 옮기려고 합니다. 이 때 미군이 막 결혼한 새신랑의 아내를 발로 차서 죽입니다. 새신랑은 화가 나서 미군을 죽입니다. 새신랑과 아버지와 몇몇 마을 사람들은 보복이 두려워서 숲속 마을로 도망갑니다.

미군은 새신랑만 나오면 다 살려준다고 하며, 마을 사람들을 분열시킵니다. 결국 새신랑은 나와서 죽고, 이 마을 사람들은 1200마일을 걸어서 오클라호마로 가다가 1/3은 죽게 됩니다. 이 이동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서 이를 눈물의 여정(Trail of Tears)이라고 한답니다.

▲ 잡혀서 끌려가는 새신랑

나중에 이들은 오클라호마에 이주해가서 시민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대통령을 만나 호의적인 답변을 얻었으나 그 대통령이 일을 다 처리해주지 않고 죽습니다. 또 수년을 기다린 다음 시민권을 얻게 되어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 오클라호마에 도착해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열은 축제 사진

어찌 보면 행복하게 끝나는 뮤지컬을 보고 나서 저는 마음이 무척 좋지 않았어요. 힘없는 인디언이 비굴하게 살아가게 되어버린 것 같아서요.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을 포기하고 돈이면 뭐든지 되는 삶을 선택한 것은 아닌가? 같이 본 미국사람들은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미안한 생각이 들까요? 아니면 ‘힘 있는 자가 제일이지’라는 생각을 할까요? 우리나라도 인디언과 비슷한 힘없는 나라라는 생각에……우울한 마음으로 통나무집으로 갔답니다.

그 날 밤은 제가 좋아하는 지역관리자 Cindy 선생님께서 남편과 아들(Timmy) 그리고 콜리 종류의 개 Mack을 데리고 오셨어요. Mack을 만지고 놀면서 기분이 많이 풀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모두의 간식으로 애플파이도 만들어 오시고 또 그 다음 날 아침까지 준비해오셨답니다.

27일에는 White Water Rafting에 갔습니다.

아침 8시에 우리는 Smokey Mountain에 있는 Nantahala River를 향해 출발 했어요.

▲ 주차장에서 민지와 다정하게

 

▲ 브라질 교환학생 마누엘라와 함께

먼저 도착해서는 구명조끼를 입고 물이 차서 옷을 단단히 입으라는 설명을 들었어요. 또 카누 젓는 법도 연습했고 만약 물에 빠질 경우 다리를 올리고 릴렉스하는 방법도 배웠고요.

우리는 7명씩 노란 보트를 타고 2시간 정도 저어서 갔어요. 제가 탄 보트에는 나, 민지, Timmy, 민지 호스트시스터, 민지 호스트시스터의 친구 2명, 민지 호스트 아빠 이렇게 탔어요. 민지 호스트 아빠는 맨 뒤에 앉으셔서 방향을 잡아 주었지요. 2시간을 내려오는 중 우리는 2번이나 바위에 걸려서 다른 보트가 와서 꺼내주었답니다.

처음 해보는 Rafting이라서 힘들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속으로 좀 무섭기도 한 경험이었어요. 헌데 사진은 한 장도 찍지 못했어요. 혹시 카메라에 물이 닿을까 염려되어 아예 짐 속에 넣어놨거든요. 사진이 없어서 아쉽네요. 대신 끝나고 오면서 식구들끼리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 집으로 오던 중, Tennessee와 South Carolina의 경계선에서
▲ 신디 선생님 개 Mack을 안고
▲ 신디 선생님의 아들 Timmy 오빠
▲ 나. 민지, Timmy 오빠

오빠는 어른인데도 마음도 행동도 어린 아이 같아요.

▲ Golden Carol 식당에서 : 마누엘라와 다정하게. 뒤에 민지도 보입니다
▲ 신디 선생님과 민지 호스트 맘
▲ 브라질 교환학생 마누엘라의 호스트 가족

이번 여행 마지막 날 저는 너무 늦게 Knoxville에 도착해서 신디 선생님 댁에서 잤어요. 그리고 나중에 민지와 함께 놀러 오라는 초대도 받았어요. 저는 정말 좋은 지역관리자 선생님을 만난 것 같아요. 신디 선생님께서는 항상 교환학생들을 서로 만나게 해주시려고 노력하시고, 저에게 한국어의 원리도 물어봐 주시는 등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주십니다. 진짜 교환학생이 되도록 저희에게 여러 경험을 주시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고마운 분입니다.

그리고 2박 3일 갔다 왔는데도 28일 David 아저씨께서 저를 데리러 오셨을 때 저는 괜히 속으로 눈물이 찔끔 나려고 했어요. 너무 반가워서… 제가 아무래도 마음속에서 David 아저씨, 아줌마. Morgan 오빠를 가족같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다음에는 오빠에게 Full Scholarship을 주겠다면서 자기네 학교에 오라고 한 King College와 Maryville College에 갔던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2004년 7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최장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이지산 주주통신원  elmo_par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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