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 한겨레 주주가 된 김상학 주주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오늘은 주역책의 짜임에 대해 알아보시지요. 원래 역경(易經)은 점(占)을 치는 책이었기 때문에 괘사. 효사. 용구. 용육만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공자로 대표되는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10익(翼) 또는 10전(傳)이 보완되어 주(周)나라에 와서 완성된 책이라 하여 주역(周易)이라 한다지요.

이 10익(翼)은 새의 날개처럼 조리 있게 펼쳐서 설명한 글이라는 뜻이라네요. 글의 내용이 질서와 조리가 있어 공작새가 날개를 펼치듯이 가지런하다는 뜻으로 비유한 것이라지요.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열 개의 주석 논문이 추가된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전(傳)은 경(經)보다는 한 수 아래의 글이라 하여 붙인 명칭이라 하고요. 결국 주역 책은 철학적이고 교훈적이고 수양적인 지혜의 서로 발전하였다는 것이지요.

10익의 분류는 후대에 와서 공부하는 학자들에 의한 것이기에 견해를 달리 할 수도 있다지요. 이상을 요약 정리하면 아래와 같지요.

<주역의 짜임>

1.괘사(卦辭) - 64괘에 대한 풀이. 주나라 문왕이 썼다고 함.

2.효사(爻辭) - 384효에 대한 풀이. 문왕의 아들 주공이 썼다고 함.

3.용구(用九) - 64괘 중에 건괘에만 있음. 용육(用六) - 곤괘에만 있음.

<10익翼>

1.단전(彖傳 上) - 64괘의 괘사 중에 상경 30괘(1~30)를 풀이한 것임.

2.단전(彖傳 下) - 64괘의 괘사 중에 하경 34괘(31~64)를 풀이한 것임.

3.상전(象傳 上) - 64괘의 대상전 중에 상경 30괘와 소상전 180효에 대한 풀이를 말함.

4.상전(象傳 下) - 64괘의 대상전 중에 하경 34괘와 소상전 204효에 대한 풀이를 말함.

  1)대상전(大象傳) - 단전을 더 풀이함.

  2)소상전(小象傳) - 효사를 더 풀이함.

5.문언전(文言傳) - 건문언전과 곤문언전만 있음. 건과 곤은 천지부모 괘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더 풀이함.

6.계사전(繫辭傳 上) - 주역의 사상 철학이 가장 잘 용해가 되어 있다고 함.

7.계사전(繫辭傳 下) - 주역의 사상 철학이 가장 잘 용해가 되어 있다고 함.

8.설괘전(說卦傳) - 64괘에 대한 해설

9.서괘전(序卦傳) - 64괘의 순서에 대한 해설

10.잡괘전(雜卦傳) - 부족한 내용을 간단히 추가함.

그러면 이제는 괘卦와 효爻에 대해 알아보시지요. 괘는 8개의 소성괘(8괘)와 이 8괘가 짝짓기 하여 생기는 64개의 대성괘(64괘)가 있지요.

8괘 중에 일건천의 건괘 ☰ 세 줄은 天地人 3才를 형상하고,

64괘 중에 중천건괘는 건괘가 만나서 ☰

                                 ☰ 여섯 줄의 6효爻로 형상되지요.

 

대성괘 64개에 각 6개의 효가 있으니 총 384효가 되는 것이지요. 이 6효를 읽을 때는 양(⚊)은 9(九), 음(⚋)은 6(六)이라 하지요. 주역은 변화 작용하는 것이기에 작용수에서 적용을 시키지요. 양의 수 중에 가장 큰 것은 9이고(팽창 순수), 음의 수 중에 가장 큰 것은 6이 되는(응축 역수) 것이지요.

6효는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말하면 되는데, 처음 효는 초初라 붙여 주고, 맨 위 끝 효는 상上으로 부르면 되지요.

 

수화 기제괘의 6효를 밑에서부터 읽어 보면 초9, 6이, 9삼, 6사, 9오, 상6으로 부르면 되지요.

周나라 초기의 점치는 관리들은 먼저 64괘 384효를 그리고, 각 괘卦와 효爻에 사辭를 붙여 주역의 점글을 완성하였다지요. 64卦의 각 괘는 하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고요. 즉, 한 괘에서 괘사의 첫 구절에서 꼭대기의 효사(上爻)의 마지막 구절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각 卦는 1)중심 인물이 있고 2)주제가 있으며 3)소재가 있고 4)사건의 진행이 있네요.

64괘의 괘효사에는 은말주초의 역사적 사건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네요. 따라서, <주역>을 이해하려면 먼저 은말주초(殷末周初)의 몇 가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면 공부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겠지요. 아래를 참고하시지요.

1.은의 고종(高宗 武丁)이 주의 제후국인 공계(公季 문왕의 아버지)와 함께 귀방(鬼方)을 정벌함.

2.은의 제을(帝乙 마지막 주왕의 아버지)이 딸을 문왕에게 시집을 보냄.

3.주나라 文王이 훌륭한 덕을 지니고 있어 천하의 민심이 그를 따름.

4.은나라 마지막 왕 주왕(紂王)이 매우 포악함.

5.무왕(武王)이 은을 정벌함.

6.무왕의 사후, 成王이 어려 숙부인 周公이 섭정을 함.

7.무왕의 두 동생 숙선(叔鮮)과 숙탁(叔度)이 난을 일으켜 주공이 평정함.

8.주공이 미자계(微子啓)를 은의 뒤를 잇게 하여 宋君에 봉하고,

은의 유민을 받아들여 동생 봉을 위강숙(衛康叔)에 봉함. 洛邑(지금의 하남성 낙양현)을 건설하고 은의 유민을 이주시킨다는 내용이지요.

이 처럼 <주역>은 오늘날 우리가 잘못 알고 흔히 말하고 있는 ‘천기天氣를 누설漏泄한 책’이 아니라, 殷末周初의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는, 64편의 단편 이야기책이라 생각하면 공부하는데 재미나겠지요.

♠ 8괘

☰ 일건천 건삼련(一乾天 乾三連) - 1건천의 건은 세 줄이 연결됨.

☱ 이태택 태상절(二兌澤 兌上絶) - 2태택의 태는 위가 끊어짐.

☲ 삼리화 리중절(三離火 離中絶) - 3리화의 리는 중간이 끊어짐.

☳ 사진뢰 진하연(四震雷 震下連) - 4진뢰의 진은 아래가 연결 됨.

☴ 오손풍 손하절(五巽風 巽下絶) - 5손풍의 손은 아래가 끊어짐.

☵ 육감수 감중연(六坎水 坎中連) - 6감수의 감은 중간이 연결됨.

☶ 칠간산 간상연(七艮山 艮上連) - 7간산의 간은 위가 연결됨.

☷ 팔곤지 곤삼절(八坤地 坤三絶) - 8곤지의 곤은 세줄 모두 끊어짐.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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