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운’의 고전교실 6화 중산랑전 5(마지막)

노마지지 노인, 사악한 이리를 응징하다. 김종운 주주통신원l승인2017.01.19l수정2017.02.1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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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동곽선생을 구하는 노인 그림출처(http://news.ifeng.com/a/20160603/48912414_0.shtml)

古今文選 2集 中山狼傳 鍾露昇 選註 引用 pp.773-778(臺灣 國語日報社 出版 (중화민국 82년판))

遙望老子杖藜(요망노자장려)①而來(이래),鬚眉皓然(수미호연)②,衣冠閒雅(의관한아) ,蓋有道者也(개유도자야)。先生且喜且愕(선생차희차악),捨狼而前(사랑이전),拜跪啼泣( 배궤제읍),致辭曰(치사왈):「乞丈人(걸장인)③一言而生(일언이생)!」丈人問故(장인문고)。先生曰(선생왈):「是狼為虞人所窘(시랑위우인소군),求救於我(구구어아),我實生之(아실생지)。今反欲咥我(금반욕질아),力求不免(역구불면),我又當死之(아우당사지)。欲少延於片時(욕소연어편시),誓定是於三老(서정시어삼노)。初逢老杏(초봉노행),強我問之(강아문지),草木無知(초목무지),幾殺我(기살아);次逢老牸(차봉노자),強我問之(강아문지),禽獸無知(금수무지),又將殺我(우장살아);今逢丈人(금봉장인),豈天之未喪斯文也(기천지미상사문야)④!敢乞一言而生(감걸일언이생)。」因頓首(인돈수)⑤杖下(장하),俯伏聽命(부복청명)。

丈人聞之(장인문지),欷歔(희허)⑥再三(재삼),以杖叩狼曰(이장고랑왈):「汝誤矣(여오의)!夫人有恩而背之(부인유은이배지),不祥莫大焉(불상막대언)。儒謂受人恩而不忍背者(유위수인은이불인배자),其為子必孝(기위자필효)⑦;又謂虎狼知父子(우위호랑지부자)⑧。今汝背恩如是(금여배은여시),則並父子亦無矣(칙병부자역무의)!」乃厲聲曰(내려성왈):「狼速去(낭속거)!不然(불연),將杖殺汝(장장살여)!」狼曰(낭왈):「丈人知其一(장인지기일),未知其二(미지기이),請愬之(청소지),願丈人垂聽(원장인수청)!初(초),先生救我時(선생구아시),束縛我足(속박아족),閉我囊中(폐아낭중),壓以詩書(압이시서),我鞠躬不敢息(아국궁불감식)⑨,又蔓詞(우만사)⑩以說簡子(이설간자),其意蓋將死我於囊而獨竊其利也(기의개장사아어낭이독절기리야)。是安可不咥(시안가부질)?」丈人顧先生曰(장인고선생왈):「果如是(과여시),羿亦有罪焉(예역유죄언)⑪。」先生不平(선생불평),具狀其囊狼憐惜之意(구상기낭랑련석지의)。狼亦巧辯不已以求勝(낭역교변불이이구승)。丈人曰(장인왈):「是皆不足以執信也(시개부족이집신야)。試再囊之(시재낭지),吾觀其狀(오관기상),果困苦否(과곤고부)。」狼欣然從之(낭흔연종지),信足先生(신족선생)⑫。先生復縛置囊中(선생부박치낭중),肩舉驢上(견거려상),而狼未知之也(이랑미지지야)。

丈人附耳謂先生曰(장인부이위선생왈):「有匕首否(유비수부)?」先生曰(선생왈):「有(유)。」於是出匕(어시출비)。丈人目先生使引匕刺狼(장인목선생사인비자랑)。先生曰(선생왈):「不害狼乎(불해랑호)?」丈人笑曰(장인소왈):「禽獸負恩如是(금수부은여시),而猶不忍殺(이유불인살)。子固仁者(자고인자),然愚亦甚矣(연우역심의)。從井以救人(종정이구인) ,解衣以活友(해의이활우),於彼計則得(어피계칙득),其如就死地何(기여취사지하)!先生其此類乎(선생기차류호)?仁陷於愚(인함어우),固君子之所不與也(고군자지소불여야)⑬。」言已大笑(언이대소),先生亦笑(선생역소),遂舉手助先生操刃共殪(수거수조선생조인공에)⑭狼(랑),棄道上而去(기도상이거)。

풀이

멀리서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오는 것이 보였다. 수염과 눈썹이 모두 하얗고 의관이 단아하여 도인처럼 보였다. 동곽선생이 기쁨에 놀라 이리를 뿌리치고 나아가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읍소하며 말했다.

“노인장, 한 말씀만 해 주셔서 저를 살려 주세요.”

노인이 까닭을 물으니 동곽선생이 대답했다.

“저 이리가 사냥꾼에게 쫓겨 도망을 와서 내게 살려 달라고 하여 이리를 구해 주었어요. 지금은 도리어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니, 힘을 다해 구해주고도 도리어 죽음을 면하기 어려워 촌각을 다투고 있습니다.

처음에 세 분의 어른께 물어보고 이 일을 정하기로 약속을 해서 처음에 늙은 은행나무를 만났습니다. 이리는 내게 은행나무에게 묻도록 핍박하였는데 초목은 그 어떤 식견도 없어 나를 거의 죽게 할 뻔했답니다. 이어서 늙은 암소를 만났는데 이리는 또 그 암소에 물어보도록 강요하였는데 짐승도 그 어떤 식견도 없어 또 죽을 뻔했답니다.

이제 노인장을 만났으니 하늘이 이 서생을 죽게 하지는 않겠지요? 절 살려주시는 말씀 한마디만 해 주세요.”

말을 마치고는 노인의 지팡이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노인의 말을 고대하였다. 노인은 동곽선생의 말을 듣고는 여러 번 탄식을 하고는 지팡이를 두드리며 이리에게 말했다.

“네가 잘못했구나. 다른 사람이 네게 은덕을 베풀었는데도 너는 도리어 배신을 했으니 이 보다 더 못된 일은 없다. 유가에 이르길 다른 사람의 은혜를 입고도 차마 배신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고, 어린 아이들마저도 반드시 효를 안다고 했다. 또 가령 짐승일지라도 부모 자식의 정을 안다고 했는데 지금 너는 이처럼 배은망덕하니 부자지간의 정마저도 없구나.”

노인은 더욱 준엄한 음성으로 말했다.

“이리야! 너는 빨리 떠나거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지팡이로 널 쳐서 죽일 것이다!

이리가 웃으며 말했다.

“노인장은 지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오. 내가 정황을 잘 설명할테니 노인장은 잘 들어 주기 바랍니다. 동곽선생이 날 구해 줄 때 새끼줄로 내 다리를 묶고 나를 자루에 넣고는 서책들로 날 눌러서 내 머리가 쳐 박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답니다. 또 조간자에게 횡설수설하였는데 동곽선생의 의중은 나를 자루에서 죽게 만들어 자기가 독차지 하려고 한 것이니 이런 자를 어찌 잡아먹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노인이 고개를 돌려 동곽선생에게 물었다.

“과연 이 말대로라면 당신은 일 처리를 못했으니 구해 주려고 했다 하더라도 잘못했소.”

동곽선생이 불복하여 그가 이리를 자루에 넣을 때 이리를 애지중지했던 마음을 상세히 설명하였다. 이리도 쉴 새 없이 교활한 말로 자기가 유리하도록 말했다.

노인이 말했다.

“이 말들을 모두 그대로 믿기가 어려우니 한 번 더 자루에 넣어 정황을 내가 직접 보고 곤란했는지 여부를 알아보겠소.”

이리는 신이나 그 말을 따라 동곽선생에게 다리를 뻗었다.

동곽선생은 다시 이리를 새끼줄로 묶고 자루에 넣고는 어깨로 걸쳐 나귀 위에 올려놓았는데 이리는 노인의 의중을 깨닫지 못했다.

노인은 입을 동곽선생의 귓가에 대고 물었다.

“칼이 있소?”

동곽선생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칼을 건네주었다.

노인은 동곽선생에게 눈짓으로 그에게 칼로 이리를 찌르라고 하였다.

동곽선생이 말했다.

“이리하면 이리를 해치는 것이 아닙니까?”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짐승이 이처럼 배은망덕한데 당신은 아직도 그를 차마 죽이지 못하는군요. 당신은 비록 어진 사람이라 하지만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소. 다른 사람이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보고 그를 구하려고 따라서 우물에 뛰어들고, 추운 겨울에 자기 옷을 벗어 다른 사람에게 입혀주어 그를 구한 후 자신은 도리어 얼어 죽는다면 이것이 상대에게는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을 죽이는 일이 아니요? 선생은 대체로 이런 종류의 사람이 아닌가요? 인의 뒷공론에 빠져 어리석음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니 진실로 군자가 할 바가 아니오.”

노인이 말을 마치고 한바탕 웃자 동곽선생도 따라 웃었다. 노인은 손을 뻗어 동곽선생이 칼로 이리를 찔러 죽이는데 도움을 주고는 이리를 길가에 버리고 길을 떠났다. (끝)

오늘의 교훈

한 정치인이 공직자의 정년을 65세로 제한해자는 제안이 청년세대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참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직선거의 선거권 연령제한도 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위헌여부까지 일고 있는 이런 논란이 등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곤란을 해소하기 위한 일자리 확대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세대의 주체성에 그 쟁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그간 우리 사회의 노년 세대가 미래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복지를 향상시키는데 있어서 오히려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는가하는 부정적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노인의 지혜는 왜 현실세계에서가 아닌 옛날 이야기에만 등장할까?

어려움에 처하면 노인을 찾아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라는 뜻이 담겨있는 ‘老馬之智(노마지지)’라는 고사성어는 관중과 습붕이 환공을 따라 고죽국을 칠 때 봄에 출정하여 겨울에 귀국을 하다가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관중이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할 만하다.’라고 말한 후 늙은 말을 풀어 그 말을 따라가서 미로에서 길을 찾았다고 하여 유래된 말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국정 농단의 사악한 무리로 인해 온 국민이 길을 잃고 혼란에 빠져 탄핵정국에서 길을 잃고 있다. 이때가 바로 우리 노인 세대가 청년, 미래 세대 앞에 정의의 목소리를 내며 과감히 나설 때라고 생각한다.

‘공직선거 피선거권 65세도 많다. 예순으로 줄여라!’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대한민국의 원로들이 중산의 노인처럼 '노마지지'를 발휘하여 국정농단의 악의 무리들을 응징하고 단죄하는데 앞장서는 존재가 되길 기대한다.

選註

① 杖黎(장려) : 지팡이를 들고. 黎(려)는 풀이름으로 명아주 과의 ‘백질려’를 말함. 풀줄기가 오래되면 지팡이를 만듦.

② 鬚眉晧然(수미호연) : 鬚眉(수미)는 수염과 눈썹. 晧然(호연)은 대단히 하얀 모양.

③ 丈人(장인) : 노년의 남자에 대한 존칭.

④ 豈天之未喪斯文也(기천지미상사문야) : 斯文(사문)은 본래 문화를 말하나 여기서는 讀書人(독서인), 즉 東郭先生(동곽선생) 자신을 말함.《論語․子罕》‥『天之未喪斯文也(천지미상사문야), 匡人其如予何(광인기여여하)』(하늘이 아직 이 문화를 소멸시키지 않으려는데 匡人(광인)이 능히 나를 어떻게 하겠는가? )

⑤ 頓首(돈수) : 머리를 조아림.

⑥ 欷歔(희허) : 탄식하다.

⑦ 其爲子必孝(기위자필효) : 그 자식이 되면 반드시 효도를 한다.

⑧ 又謂虎狼之父子(우위호랑지부자) : 之(지)는 知(지)의 誤字(오자)로 ‘알다’라는 뜻이다. 즉 짐승도 부모 자식을 안다는 뜻.

⑨ 我鞠躬不敢息(아국궁불감식) : 鞠躬(국궁)은 몸을 구부리고 웅크리다. 息(식)은 숨을 쉬다. 나는 몸을 웅크리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뜻.

⑩ 蔓詞(만사) : 잡다한 말을 떠듦.

⑪ 羿亦有罪焉(예역유죄언) : 羿(예)는 고대에 활을 잘 쏘는 사람으로 逢蒙(봉몽)에게 활 쏘는 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逢蒙(봉몽)은 羿(예)를 쏘아 죽였다. 孟子(맹자)는 羿(예) 藝(기예)를 傳授(전수)했지만 사람을 택할 줄 몰랐다는 의미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孟子(맹자)․離婁下(이루하)》‥『是亦羿有罪焉(시역예유죄언)』(이것은 羿(예)에게도 죄가 있다)

⑫ 信足先生(신족선생) : 信(신)은 伸(신)과 통함. ‘펴다’의 뜻. 다리를 펴서 東郭先生(동곽선생)에게 내밀었음.

⑬ 固君子之所不與(고군자지소불여) : 固(고)는 부사로 본래. 與(여)는 찬성. 不與(불여)는 찬성하지 않음. 그대가 이리를 구해 주려고 한 일에는 찬성할 수 없음.

⑭ 殪(에) : 죽이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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