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부터 지난 2월 11일까지 진행된 15회의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인상을 준 퍼포먼스는 촛불 파도타기와 소등행사였을 것이다. 많게는 100만이 넘게, 적게는 20~30만이 사회자의 카운트에 맞추어 벌이는 촛불 파도타기가 즐거운 활기를 주었다면, 일사불란한 소등행사는 ‘박근혜 정권 아웃’이라는 의미와 함께 시민들에게 소름 돋는 감동과 엄숙한 다짐을 주었다.

http://tvpot.daum.net/v/ve874R9RIRMtthqNVfflkMO (지난 2월 11일 소등행사 동영상이다. 보고 싶으신 분은 클릭하시면 된다.)

지난 2월 18일, 16차 촛불집회에선 새로운 퍼포먼스가 등장했다. 레드카드 퍼포먼스다. 소등을 하고 나눠준 빨간 한지 뒤에 휴대폰 빛을 비추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는 이 세상 어느 집회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움 장관을 펼쳐주었다. 레드카드 퍼포먼스의 의미는 박근혜에게 '이젠 그만 퇴장하라'는 레드카드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실제 그 모습은 박근혜 퇴장에 앞서 미리 벌어진 화려한 축제 같았다. 캄캄한 소등행사로 어둠이 들어찬 광화문 광장에 순식간에 수십만 송이 빨간 꽃들이 수놓은 레드카드 퍼포먼스... 말이 필요 없다. 참석 못하신 분들을 위하여 동영상으로 붙여본다.

http://tvpot.daum.net/v/v3dbbVpJWJ5ppgYL1XVLLL8 (소등행사 및 레드카드 퍼포먼스)

http://tvpot.daum.net/v/v8fafNt73tkkIFRDf300t3t (레드카드 파도타기)

이번 2월 25일, 제 17차 촛불집회에도 레드카드 퍼포먼스는 다시 등장하리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모여서 레드카드의 장관에 참여했으면...

▲ 빨간 한지에 휴대폰 빛을 비추기 시작하는 시민들

 

▲ 레드카드 퍼포먼스에 스스로 환호하는 시민들
▲ 태극기는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기봉에 노란 리본을 단 세월호 태극기

집회가 끝나고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방향으로 행진을 했다. 우리 앞에 배낭을 메고가는 아주머니가 눈에 띄었다. 손으로 수를 놓은 ‘하야하라’는 작은 헝겊을 가방에 붙이고 홀로 가는 50~60대 아주머니셨다. 뒤에서 한참 지켜보며 따라갔는데 ‘하야하라’ 가방을 메고 가는 아주머님의 발걸음이 한없이 무겁게만 보였다. 추운 토요일, 가족들과 오순도순 지내야할 이 아주머님에게 누가 한땀 한땀 ‘하야하라’ 글자를 수 놓게 하였을꼬.. 그 ‘하야하라’의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가게 하였을꼬...

▲ 하야하라
▲ 삼청공관을 향하여 진행하는 차량
▲ 삼청공관을 향한 시민들의 행진
▲ 시민과 대치하고 있는 경찰

집회에 참가하기 전, 남편이 굳이 태극기 집회를 구경하고 가자고 해서 갔다. 우린 둘 다 배낭에 노란리본은 달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두들겨 맞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남편은 두가지 확인해야할 것이 있다면서 태극기 군중 속으로 들어갔다. 첫째 얼마나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는지.. 둘째 참석자들의 연령은 어떻게 되는지... 무사히 나와서 하는 말이 "듬성듬성이네. 태극기를 열심히 흔드는 것도 듬성듬성을 감추려고 그러는 것 같아. 얼굴을 확인했는데 최소 65세네." ㅎㅎㅎ 그게 뭘 확인할 꺼리라도 되나?

▲ 블랙리스트 관리는 죄가 없다는 현수막

시청 근처에 붙은 현수막이다. 박정희 전두환 독재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  촛불집회에 참여하려는 인파는 광화문 지하철역에서부터 넘쳐난다.
▲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은 여전히 많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하여... 이번 주말도 광화문은 가족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모여드는 인파로 넘쳐날 거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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