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학의 '쉬운 역학(易學)' 48. 윤달(閏月) 이야기

김상학 주주통신원l승인2017.07.23l수정2017.07.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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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올해는 양력으로 6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 윤달(윤5월)이 들었네요. 윤달에 관련된 이야기는 검색해 보면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료가 많네요.

▲ 25일 오전 ‘안동포 마을’로 유명한 경북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주민들이 삼을 수확하느라 바쁘다. 이 마을 주민들은 윤달이 시작되는 23일 새벽부터 낫으로 2m가 넘는 삼을 베어 내 가늘고 키가 작은 것을 추려내는 작업을 해왔다. 거둬 들인 삼은 모두 안동포의 원료로 사용된다. 윤달에 수의를 해 두면 오래 산다는 속설에 따라 최근 윤달을 맞아 수의를 만드는 안동포 주문이 몰리고 있다. 안동시 제공(사진과 글 출처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362480.html#csidx042eab91b46a406860adae086513055 )

윤달은 공달(空月)이라 하여 ‘하늘의 천신(天神)과 땅의 지신(地神)들이 사람을 감시하지 않고 쉬는 기간’이기에 ‘이 때(윤달)에는 불경스러운 행동이나 궂은일을 해도 신(神)의 방해나 신벌(神罰) 등을 피할 수 있다’고 여겼다지요. 그래서 윤달에 결혼(結婚), 개장(改葬), 이장(移葬), 수의(壽衣)짓기 등의 풍습이 생겨난 것이라네요.

1) 윤달은 동티가 나지 않아 걸릴 것이 없는 달이고 탈이 없는 달

2) 윤달은 덤으로 생긴 달이므로 방해(妨害)와 재액(災厄)이 없는 달

3) 속담에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고 할 만큼 탈이 없는 달

4) 윤달에는 불공의 덕이 크다.

5) 윤달에 3번 절에 가면 모든 액이 소멸되고 복이 온다.

6) 윤달에 생전의 죄를 모두 사해 받고 극락왕생하기를 살아생전에 비는 생전 예수재(生前豫修齋)를 올린다.

7) 윤달에 사망한 사람을 위하여 제사를 윤달 수의 원달(原月)에도 지내고, 윤달에도 지내어 한 해에 2번 지내주면 좋다.

8) 윤달에 생일을 가진 사람을 위해서 생일잔치를 생일 수의 원달(原月)에도 지내고, 윤달에도 지내주어 한 해에 2번 지내주면 좋다.

9) 그런데 ‘본(原)달이 아니고 남의 달’이라 결혼(結婚)=혼사(婚事)를 치루면 좋지 않다고 여겨 혼인을 하지 않고 뒤로 미루는 풍속이 있다.

 

그런데 이런 민간 속설들이 무슨 가치와 의미가 있을까요?

공자께서는 평생 <역경(주역)> 공부를 하셨다지요. ‘대나무 책을 멘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공부하셨다’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지요. 역경(易經)은 원래 점을 치는 책으로 시작했다지요(연재물 19). 그렇게 역경을 열심히 공부하셨어도 ‘점을 한 번도 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하지요. 인생과 자연의 이치를 터득했기 때문에 점(占)을 칠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지요.

중국 은나라(BC1500~BC1100) 때는 궁중의 대소사 많은 일에 점을 쳐서 행사를 치렀다고 하지요. 아는 것이 이 정도의 수준이었으니까 그러했겠지요. 예를 들면 이 당시에는 고기잡이를 나간다고 할 때 점에 의존하지만 지금은 일기예보를 알아보고 가면 되는 것이지요.

윤달에 행해지는 모든 행사들 곧 집수리, 개장(改葬), 이장(移葬), 수의(壽衣) 짓기, 이사하기, 출산 결혼 피하기 등을 맹목적으로 믿으면 안 되지요. 모두가 무지(無知)에서 생기는 일이지요.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지요. 이미 여러 차례 소개했지만 공부에는 이법과 심법이 있지요. 이법은 터득해 가고 심법을 깨달아 가는 공부를 하다보면 내가 누구인지 서서히 드러나지요. 나를 알면 세상만사에 궁금증 의심증이 없어지고 편안해지지요. 편안한 것이 행복이지요.

이런 행사들은

첫째, 옛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연을 절대 신앙했고,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려 했던 자연스러운 ‘자연 사상’으로 보면 되겠지요.

둘째, 옛 사람들이 하늘의 때에 순응하고(순천시順天時), 땅의 이치에 따르 려는(종지리從地理) 생활이라고 생각하면 좋지요. 곧 순종지덕(順從之德)의 삶이지요.

셋째, 집안 행사 때나 살아가면서 무사안녕(無事安寧)과 초복척사(招福斥邪) 하고 싶어 하는 바램으로 보면 좋지요. 자연 재해와 병고액난이 많았던 시절에 자신을 돌아보고 근신하며 살라는 생활의 교훈으로 삼았던 것이 겠지요.

넷째, 옛날에는 어떤 놀이와 여가 생활이 다양하게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그 래서 무미건조한 생활에 세시 풍습으로 조미료가 되어 주었던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이상에서 보듯이 그 동안에 말해 왔던 역술 행위들은 대우주(시간. 공간)의 순환에 시계의 톱니처럼 맞물려 있는 소우주(인간)의 현상을 살펴보는 것이지요.

1) 사주학 - 개인의 삶도 자연의 리듬에 따라 작동한다는 관점에서 사람의 운 명을 살펴보는 것이다.

2) 성명학 - 이름에도 자연의 이치 곧 음양오행 이치를 적용하여 자연의 리듬 에 맞추려 한 것이다.

3) 관상. 수상 - 사람의 얼굴과 손금에조차도 세세히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펴 본 것이다.

4) 풍수지리학 - 살아있는 사람의 집터와 죽은 사람의 집터까지도 자연의 이 치에 따라 살펴 본 것이다.

5) 3재년. 택일 - 역시 자연의 이치에 따라 길일 흉일을 살펴 날을 선택한 것이다.

6) 궁합 - 남녀의 만남을 천지 자연의 조화로 보고 우주의 기운이 개인에게 어떻게 흐르는가를 보고 짝을 찾았던 것이다.

7) 占 - 자연의 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사의 일을 점 행위를 통해 알아보려 한 것이다.

이상에서 볼 때 우리가 꼭 생각할 점은 옛 사람들이 이름 하나 손금 하나에까지도 자연의 이치로 관찰하려 했던 그 생각. 이것이 참으로 감동스러운 일이 아닌가요? 이런 관점을 공부해서 사유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고 결국 대우주에 이르는 경지를 체험하는 공부를 해야 하겠지요. 천지인 합일의 경지. 이것이 역학 공부의 최종 도달점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윤달 평달 구별 없이 가족들이 만나기 좋으면서, 비가 안 오는 날이면 가장 좋은 날이겠지요. 그러면 역술에 관련된 이 모든 것들을 미신으로 치부하고 깡그리 팽개칠 것인가? 그것은 아니지요. 그러면 먼저 윤달 택일과 일반 택일 등 모든 역술 행위들은 자연과 일치하려는 옛 사람들의 지혜로 이해하면 되지요. 단지 이것을 믿고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실행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는 개인의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행위에 얽매이고 끌려가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윤달 택일과 일반 택일 등등 모든 역술들이 다 그러한 것이지요. 믿으면 안 되고 생활의 활력소로 응용하는 것이 현대인의 생활 자세이겠지요. 이상의 일들을 ‘맞느냐 틀리느냐, 미신이다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겠지요. 하늘과 땅과 사람(三才)이 둘이 아니라(不二)는 천지인 합일(天地人 合一) 사상인 것이니까요.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이런 것을 믿고 따른다면 ‘전설 따라 삼천리’를 믿는 것이지요. 어디, 날(日)이라는 것이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이 있을까요? 행사가 있는 날에 비가 안 오면 제일 좋은 날이지요(연재물 9회).

인생이란 것이 일생을 자기 생각에 속으며 꿈속을 헤매다가 허망하게 마친다고 하지요.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기도 하고요. 더욱이 오늘날에는 이런 망상과 의식의 그림자에 싸여 인생을 허비한다면 안 되겠지요. 꿈속에서 또 꿈을 꾸며 사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산다면 너무도 가련하고 억울한 삶이 되겠지요.

지금은 자칫 잘못하면 하루하루가 흉일, 3재일이 아닌 날이 없지요. 아침에 나갔다가 집에 무사히 돌아왔다면 이것이 정말 감사할 일이 아닐까요? 항상 자신을 돌아보며(성찰),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생활(정성)이 바람직하겠네요.

<三夢詩>

主人夢說客(주인몽설객) 주인은 객에게 꿈을 말하고

客夢說主人(객몽설주인) 객도 주인에게 꿈을 말하네

今說二夢客(금설이몽객) 지금 꿈을 말 하는 저 두 나그네들

亦是夢中人(역시몽중인) 역시 꿈속에 있구나.

[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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