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탐방기 13] 허창무 주주통신원

광희문에서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개괄하면 이렇다. 광희문을 출발해 광희동 2가와 신당동, 장충동 1가와 신당동의 법정동 경계를 따라 장충동 주택가를 관통하면 동호로에 이른다. 동호로 건너 성곽길로의 직진은 잠시 접어두고 장충체육관 옆을 지나 장충단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수표교와 장충단비가 보인다. 가까운 곳 동쪽으로는 신라호텔도 보인다.

다시 장충체육관 앞으로 나와 성곽길로 들어선다. 신라호텔 담장 구실을 하는 성곽길을 따라 600m 정도 가면 남산 구역 첫 번째 암문이 나온다. 암문으로 들어간다. 이제부터 도성 안 성곽길이다. 지나온 북쪽으로는 신라호텔의 후원이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서울클럽, 한국자유총연맹, 자유센터 등이 성곽길을 따라 차례로 자리 잡고 있다. 도성의 성곽은 여전히 이 건물들의 담장 구실을 하고 있다. 얼마쯤 올라왔을까? 500m쯤 왔을까? 갑자기 성곽길이 뚝 끊긴다. 남쪽 가까운 곳에 팔각정이 있다. 그곳은 서울시 선정 우수조망장소이다. 동쪽으로는 반얀트리호텔&스파클럽 골프연습장이 나온다. 팔각정에서 보면 동쪽으로는 신당동과 약수동 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남쪽으로는 용산구 한남동 시가지, 서남쪽으로는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이 우뚝 서 있다. 남산 정상에 남산타워도 보인다. 동호로에서 이곳까지 성곽은 장충동 2가와 신당동의 법정동 경계를 따라왔다.

골프연습장 가장자리를 따라 반얀트리클럽&스파서울호텔 안으로 들어온다. 늦가을, 길 아래쪽 계곡 단풍나무들이 벌이는 단풍축제가 눈부시다. 사라지는 미모를 붙잡고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왕년의 여배우 같다고 할까? 처음에는 탄성을 발하다가도 곧 처연한 심사에 젖는 것은 그런 정감 때문일 것이다. 도심인데도 아늑하고 호젓한 산골짜기에서 마지막 정염을 불태우는 계절의 정취를 즐기려고 연인들이 끊임없이 오르내린다.

반얀트리클럽&스파호텔은 옛 타워호텔이다. 호텔 본관 건물 후면 축대에 성곽의 흔적이 보인다. 호텔 뒷문 가까운 곳에는 옛 남소문터가 있다. 호텔 정문을 나오면 국립극장 사거리다. 사거리 바로 위 남산매표소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중구와 용산구의 경계 표시가 도로에 박혀있다. 그 지점에서 동쪽 기슭의 나무계단을 올라 구름다리를 건너면 남산 정상에 이르는 탐방로로 이어진다. 그다음부터는 길을 잃을 리가 없으므로 더 이상 약도 설명은 할 필요가 없다. 

남산공원 정류장에 이르면 남산서울타워가 눈앞에 거인처럼 우뚝 서 있다. 남산팔각정을 지나 목멱산 봉수대 터를 지난다. 이제부터 내리막길이다. 잠두봉 포터아일랜드로 내려온다. 목멱산 중턱을 따라 내려오면 남산 회현자락 발굴현장이 나오고, 중앙광장이다. 이어 안중근의사기념관과 백범광장이 나온다. 광장 한편에 성제 이시영 선생 동상이 서 있다. 가까이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이 보인다. 아동광장으로 내려간다. 조금 더 내려오면 SK남산빌딩 옆이다. 그리고 드디어 한양도성 제2구간의 종착점인 숭례문에 도착한다. 이것이 남산 구간 대강의 진로다. 그럼 이제부터 답사를 시작하자.
 

글 허창무 주주통신원/ 사진 이동구 에디터

허창무 주주통신원  sdm3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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