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서울에서 구지로 내려온 친구가 얼마 전 수목원 옆으로 이사했다. 국화전시회도 보고 아직 남아 있는 단풍을 보러 수목원에 가기로 했다.
대경선타고 동대구역 도착 광장에 나오니 여기도 국화 모형물을 멋지게 꾸며놓았다.

동대구역 광장 국화모형물
동대구역 광장 국화모형물

맞이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신천사는 친구 차를 탔다. 한참 가고 있는데 가창사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목원 옆 한서주차장으로 오라고 했다. 고등학교 친구 넷이서 친구 아파트 옆 한서주차장에 차를 대고 수목원 뒷문으로 향했다. 대구수목원은 서울 난지도같이 대구시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에 자연 생태공간으로 조성하여 2002년 개장하였다. 781,279㎡ 넓은 공간에 700여 종 15만여 그루의 나무와 1,300여 종 30만여 포기의 화초류가 심겨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찾아도 좋은 곳이다. 수목원에 들어서니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가 확 눈에 들어왔다. 잎에 일반 단풍잎과 달리 가늘고 길쭉했다. 공작단풍이라는 이름표가 달려 있다.  

공작단풍
공작단풍

활짝 핀 길가 구절초를 보더니 수목원 친구가 들국화에 관해 설명해 준다.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 개미취 등을 다 들국화라고 부른다고. 내가 거기에 산국, 감국도 들국화라고 거든다. 

구절초
구절초

그렇게 이야기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국화 분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뿌리를 길게 늘어트려 신기하게 키워놓은 국화 분재들이 아름다웠다.

드디어 국화전시회가 눈에 들어온다. 국화로 만들어 놓은 코끼리, 말은 실제 코끼리, 말만 하게 만들어 놓았다.

풍뎅이도 만들어 놓았네 했더니 한 친구가 장수풍뎅이란다. 국화로 꽃도 차도 만들어 놓았다. 알록달록 단풍색 옷차림 관람객들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다고 바쁘다.

국화 전시 너머로 하얀 몸통에 노란 단풍이 든 키가 큰 나무가 확 눈길을 끈다. 한 친구가 저 나무는 뭐지 하니 다른 친구가 플라타너스라고 하니 나머지 친구가 버즘나무 양버즘나무라고도 한다고 거든다. 플라타너스 앞에서 인증사진을 한 장 찍고 추억 속 동그란 열매가 떨어져 있나 찾아보았다.

돌아오는 데크 길도 멋지게 단풍 들어 있었다.

뒷문으로 나오니 동네 어르신들이 배추, 무, 시래기, 홍시 등을 놓고 팔고 계셨다. 

미식가 가창 친구가 근처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부터 유명한 맛집이 있다고 해 가보니 하필 휴일이라 옆 가게서 갈치조림에 막걸리 한잔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수목원 친구가 며칠 전 공모주가 따상해 번 돈으로 사주었다.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씩 하며 정담을 나누고 이제 수목원에 자주 오자하고는 헤어졌다.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에 즐거운 나들이였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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