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에 광화문광장 장터에서 구입한 신발입니다. 신발의 위쪽과 바닥 부분 모두 멀쩡합니다. 비록 중고 물품이지만 알만한 브랜드니까 수선도 쉬우리라 생각했습니다. 신발을 내놓은 아주머니가 23,000원 달라는 걸 흥정 끝에 3,000원을 깎아서 20,000원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에 처음으로 신고 나갔는데 신발의 위아래 이음 부분이 모두 터져버렸습니다.
20년 가까이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운동'에 동참해왔습니다.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자연환경을 조금이라도 덜 파괴해야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이번에 신발을 구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깟 20,000원 하고 버리면 그만이지만 새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하지요. 그래서 신발을 고쳐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서울에 매장이 네 군데 있습니다. 그중에 교통이 편한 종로점으로 신발을 갖고 갔습니다. 그런데 수리비가 50,000원이라고 합니다. 신발을 잘못 사용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오래된 것도 아닌데 웬 수리비가 그렇게 비싸냐고 했더니, 재질이 우레탄이라 그렇고 정해진 가격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올해 신고 내년에 이음새 부분이 또 터질 수 있는 것 아니냐니까 그렇다고 합니다. 그건 제품의 하자가 아니냐고 물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합니다.
고치려고 가져간 샌들과 거의 흡사한 새 제품이 눈에 띕니다. 가격을 물었더니 150,000원대인데 세일해서 120,000원이라고 합니다. 새 제품이 120,000원인데 제품의 수리비가 50,000원이라고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개인과는 달리 큰 기업은 소비만을 강요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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