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 철새들의 세계

                                                             박명수

아름다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유익함은 가히 절대적이다. 어떠한 자연 세계도 인간에게 유익함을 주지 않는 것은 없다. 생명체가 태어나고 성장하고 그 생명이 다할 때까지 반복하는 생태계를 통해서 인간에게 많은 유익함을 가져다 주게 되는 것이다. 특별히 철새가 인간에게 주는 유익함은 그 어떤 가치보다 지대하다. 특별히 이곳 어청도에서 필자가 경험하게 된 봄철에 서식하는 철새가 얼마나 아름다운 세계인지를 절감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 검은지빠귀
▲ 깝작도요새

                                                                

이곳 어청도는 매년 철새들이 머무는 곳으로 매우 아름다운 섬으로 짧게는 3∽4일, 길게는 한달 가까이 철새들이 머무는 곳이다. 탐조객들에게는 더 없이 중요한 지역으로 이곳 어청도를 인식하고 찾아오는 것이다. 철새들이 장시간 날아오다가 지친 날개를 쉬고, 부족한 영양을 채우기 위하여 잠시동안 어청도에 기착하는 시기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이어진다. 

첫 번째는 봄철에 기착하는 철새들이다. 봄철에는 철새들의 번식기를 준비하는 시기인데, 3월 중순에서부터 5월 초순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은 동남아 일대에서 출발한 철새들이 북방에 번식지를 찾아가는 중간에 어청도에서 쉼을 얻고 영양을 보충하는 중간 기착지가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을 철에 날아오는 철새들이다. 가을 철에는 보통 9월말에서 10월달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 때는 월동기를 지나기 위해 남방으로 날아가다가 중간 기착지로 어청도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봄철과 가을철 두 번에 걸쳐 이동하는 철새들의 이동 경로는 제각기 다르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봄철에 비하여 가을철에 기착하는 철새들의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밀화부리

다음은 어청도에 서식하는 철새들을 필자가 직접 관찰한 내용이다. 어청도에 일년내내 서식하는 텃새 중에는 개체수가 제일 많은 박새와 직박구리이다. 더구나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새를 이곳 어청도에서는 전혀 발견할 수가 없다. 다만 육지에서 그 개체수가 단연 으뜸인 참새처럼 그 개체 수가 많은 종류가 바로 박새와 직박구리 종류다. 그리고 철새 중에는 봄철에 개체수가 제일 많은 새가 단연코 딱새 혹은 유리딱새이다. (혹자는 딱새를 텃새로 분류하기도 한다.)

많은 철새들이 먼 곳을 날아오다가 지쳐서 이 곳 섬에 날아와서 도착하자마자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새들이 수없이 발견된다. 여기 소개하는 철새들의 종류 대부분이 필자가 기거하는 교회당 앞뜰과 주위에서 쉽게 포착되는 철새들이다.

▲바다직박구리

 

                                               ▲촉새

일반적으로 새들이 먹는 먹잇감은 새의 종류에 따라 판이하다. 그것은 사람의 눈에는 동일하게 보여지는 새라서 먹잇감도 동일하게 생각하지만, 새의 종류에 따라 섭생이 완전히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박새나 딱새, 되새, 촉새 종류는 다같이 잡초 씨나 조와 벼의 낟알, 곤충의 성충 및 유충 따위를 잡아 먹는다.

그러나 후투티라는 새는 지렁이와 벌레들만을 잡아 먹는 습성이 있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부리를 이용하여 먹잇감을 찾는다. 또 지빠귀는 땅에 있는 곤충이나 성충, 그리고 지렁이도 잡아 먹지만 봄철에 활짝핀 벚꽃에 있는 꿀을 따먹기도 한다. 먹이를 찾는 중에 항상 주위를 의식하는 버릇이 있다.

지빠귀는 텃새에 가까운 새이며 그 종류가 다양하다. 즉 호랑지빠귀, 개똥지빠귀, 검은지빠귀, 노랑지빠귀, 바다직박구리 등으로 분류된다. 지빠귀는 자신의 주위에 어떤 새들이 모여들어도 용납하지 않고 내어쫓는 버릇이 있다. 딱따구리가 앉아 있는 모습은 유난히 독특하다. 나무에 앉아 있을 때 항상 세로면으로 하고 앉아 있는 습관은 항상 불안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모습이다.

동박새는 일반적으로 진드기나 곤충을 먹잇감으로 삼지만 동백꽃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동박새라고 이름붙이게 된 이유다. 주로 동백꽃이나 활엽수를 찾아 다니며 동백꽃 속에 부리를 넣어 꿀을 따먹고 벚꽃안에 있는 꿀을 따먹기도 한다.

어청도에 보기 드문 새로는 울새가 있다. 봄철 4월과 가을철 10월에 한반도를 지나가는 대표적인 철새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싫어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청도에서 포착되었는데, 흰눈썹울새와 붉은가슴울새의 자태는 무척이나 곱다.

또한, 지금 한창 활개를 치고 나타는 새가 백할미새와 노랑할미새이다. 그런데 특별히 백할미새는 개천과 바닷가에서 먹이를 찾는데 매우 날렵하고 재빠른 것이 특징이다. 옆에 다른 종류의 새가 먹이를 찾고 있으면 시샘하고 쫓아버리는데도 능하다. 작년에는 밀화부리가 많이 포착되었는데 올 봄에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별히 이밖에도 되새, 멧새, 촉새가 봄철에 개체수가 많은 상태로 어청도를 찾는 귀한 손님들이다.

 ▲동박새

이렇게 다양한 철새들이 어청도를 찾고 서식하는 이유가 있다. 어청도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자연과 생태계가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그동안 생태계가 온전히 유지되었지만, 앞으로는 좋은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갈수록 환경이 파괴되고 나빠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철새가 머물고 서식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청되는 이유다.

새들이 찾게 되는 것은 지천에 깔려 있는 풍성한 먹잇감과 풍부한 음용수 덕분이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특별히 새들이 인간에게 주는 유익함은 그 어떤 가치와도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봄철이다. 여기 어청도는 시방 아름다운 철새들의 낙원이다.

                               

▲흰눈썹울새

~ 편집 : 허익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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