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이 반영된 21대 총선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지역구 의석은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제2당인 미래통합당보다 두 배 가까이 차지하였다. 국민들은 지지와 심판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정치평론가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미래통합당의 패착으로 인한 결과라고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의 덕을 본 것이라도 한다. 국민들의 반응도 그런 분석에 대해 크게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더 잘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더 선진적인 민주국가로 발전할 수 있으려면 더불어민주당의 성찰적 노력이 필요하며, 그 책무도 크다는 뜻이다.

지역별로도 영남권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하였다. 특히 중부권의 더불어민주당 압승은 민심의 반영일 터이다. 그런 결과에 대해 다수의 국민은 만족스러워하겠지만, 우려하는 바도 크지 않을 수 없다. 호남과 영남에서 특정정당으로 치우침이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두 거대 정당이 일명 싹쓸이를 한 것이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호남에서도 28석 중에서 27석을 한 정당이 차지하였다. 비록 영남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의석이지만 싹쓸이를 한 것은 맞다. 더욱이 필자가 속한 여수시의 두 의원은 모두가 검찰 출신이다. 검찰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야 하는 시국에 같은 지역에서 두 명의 의원을 모두 검찰 출신으로 배출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물론 모든 사람의 성향이 신분이나 직업에 따라서 획일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살아온 환경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 당선자는 검사장 출신이고, 한 당선자는 대검 강력부장 출신이다.

대검 강력부장 출신 당선자는 시장 임기 동안에도 친인척이 특혜성 준공 허가를 받아 백억대의 이익을 보는 일이 발생하여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민단체에서 해당 사건을 고발하기도 했지만, 검찰은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세간의 소문처럼 검사동일체의 저급한 원칙이 작용하지 않았길 바랄 뿐이다. 결국 감사원 감사를 받고 해당 공무원은 구속되거나 징계를 받았지만, 책임자인 시장은 무사하여, 이번에 국회의원이 되었다.

검찰출신인 그들이 민의를 받드는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자신의 특권이나 누리는 권력자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들이 촛불시민의 의지인 사법개혁, 검찰개혁, 국회개혁, 정의경제구현, 시민주권실현, 평등과 복지 사회 실현 등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추진할 수 있을까? 아니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았을까? 지켜볼 일이다.

그들이 만일 자신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악용한다면 누가 견제를 할 수 있을지, 그것이 걱정이다. 이들 말고도 영호남의 대부분 지역이 비슷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 지역은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대부분이 같은 당 소속이라는 것도 우려할만한 일이다. 비판과 견제가 없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오만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이 부패하고 오만할 때, 누가 그들을 견제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싹쓸이가 반갑지만은 않다.

정당에게도 시민들에게도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져 본다. 이들을 누가 어떻게 견제할 수 있을까?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이현종 주주통신원  hhjj55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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