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사설]<현장은 갈등·혼란 큰데 “주택시장 안정화 된다”는 대통령>을 읽고

집값 진정 양상은 사실인데? 뭐가 문제?

[동아사설]<현장은 갈등·혼란 큰데 “주택시장 안정화 된다”는 대통령>을 읽고 -

논설은 한 마디로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안 듣고 있다고 청와대를 향한 불만의 토로이다. 오직 자신들만이 우리 사회의 선도자요, 선구자인 것처럼,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 가장 걱정하고 애쓰고 있는 집단인데 자신들의 목소리를 왜 안 듣느냐고 외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논설자의 논지에는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지 않고 한사코 작으나마 정책을 향한 불만만을 전하고 싶고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고 싶어하는 것이 눈에 훤히 보이는 것 같다.

수십년 썩어 문드러진 집값으로 부를 축적하고 불로소득으로 국가 경제를 망치는 거품 속에 멍이 든 주택 정책을 한꺼번에 싹 바꾸는 작업이 그리 쉬운 일도 아니고 우리 사회를 다시 만드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라는 사실을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일까? 이 작업은 결코 작은 하나의 정책이 아니고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바꾸어 가는 사회개혁의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잘못된 주택정책 때문에 건설중심 경제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산업의 불균형, 투자의 불균형, 부의 편중 같은 부작용을 만들어 오고 있었다.

그리하여 일부<3~5% 이내>의 부의 편중은 국가의 균형발전을 막고 있으며, 국민소득 3만달러라지만 국민들은 가장 행복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고 말았다. 이를 개혁하려니까 그들 가진자들의 항의와 불만은 당연하겠지만, 나머지 95%이상<97,8%에 이른 국민>은 이번만은 어떻게든 이 난제를 풀어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주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이 논설에 대해 부분별로 반론을 제기하고 싶다.

논설자는 대통령의 종합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는 평가에 대해서 딴지를 걸고 싶어한다. 아무리 이게 사실이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일단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하고 실패하기를 바랐는데, 이게 무슨 소리냐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조금 잡혔고 잡힌다는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 않는가? 그러나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의아하기만 하 다고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누구의 인식이 더 문제인지는 국민이 더 잘 알고 있는데 말이다.

논설자는 일단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둔화된 것은 사실 이라고 인정을 한다. 그렇지만 딴지를 걸아야 하는데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졌으니 다른 것을 찾아야한다. 그리하여 전월세 시장은 더 불안해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0.17% 올라 58주 연속 상승 했단다. 그러면 전월세의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책을 또 내어 놓아야 한다. 집값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땜질이라는 말을 듣더라도 다시 고쳐서 잡을 것은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으니 언론의 딴지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꿋꿋하게 밀고 나가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더 이상 언론이 이렇게 딴지를 걸어 보았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밀고 나가 주길 바란다.

논설자는 이제 보유세 문제를 거론하고 싶어한다. 이번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낮은 편 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무엇인가 씁쓸했던 모양이다. 또 다른 것을 찾아야지. 그게 또 일부의 1주택 보유자까지 세금 급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라고 사회 정의를 부르짖고 나선다. 물론 단 1주택, 거기에다 장기보유자들에 대한 과한 보유세 부과는 문제가 있다. 이런 경우는 결코 투기와 관계없는 선량한 주거용 고가1주택 소유자이기에 징벌적 과세를 맞는다면 분명 억울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 그런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리 미리 걱정 하는 척 하지 않아도 정책 입안자들은 또 다른 소리를 듣고 있으며, 염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선의로 고가의 주택을 주거용으로 장기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책이 곧 발표 될 것으로 안다.

논설자는 태릉골프장과 경기 과천 등에서는 녹지 훼손과 교통체증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고 걱정이다. 물론 일부 반대 의견도 있고, 부작용도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어디 100% 찬성으로만 해결이 되는 것인가? 당신들이라면 만인이 찬성하는 정책을 만들 수 있겠는가? 언제 어떤 일이라도 동전의 양면처럼 반대의사를 가진 쪽은 있게 마련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국가 정책의 방향이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속이 들여다 보이는 일부 동원된 시위군중들의 외침이 온 국민의 외침은 아니라는 것을 한사코 외면하고 오직 그들의 의견을 앞세우니 말이다.

사실 나도 어쩌다보니 다주택보유자가 되고 말았다. 낡은 집을 재건축하여서 2남1녀의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7가구를 몽땅 부부공동 명의로 신고를 해두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다주택자 징벌적 과세가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집 가진 사람은 세금 걱정, 무주택자는 집값 걱정으로 온 국민이 부동산 분노 증후군에 걸렸다고? 누가 어떻게 보아서 온 국민인가? 우선 나만이라도 ‘어떤 수단으로라도 집값은 잡겠다’는 정부 정책에 동의 하는데 말이다. 국민들이 ‘부동산 분노증후군’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퍼뜨려서라도 국민이 어서 빨리 걸려들기를 바라는 것이겠지? 그래야 이 정부를 갈아엎을 꼬투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너무 속이 들여다 보이는 논설이라는 것이 이 촌로의 눈에도 보이는데 차라리 정부정책이고 뭐고 ‘나는 싫다 어떻게든 갈아 엎어버리고 싶다’라고 속마음을 드러내 써 버리는 것이 일부 불만의 목소리를 침소봉대하느라고 비틀고 비비꼬느라 애쓰지 않아서 더 낳지 않았을까?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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