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세워지는 시비, 기념관, 문학관!!
(지자체의 돈벌이인가 세수의 창출인가??)
필명 김 자 현
우선 지난밤까지 70여 일 혹한 속에서 불의를 용납지 않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 풍찬노숙을 감행한 <인천참언론시민연합>의 전 대원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올린다.
사실 25세란 나이는 인간으로 말하면 온전히 다 자란 청춘으로 국가 백년지대계를 맡길만한 성숙한 나이이다,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삼십 이전의 나이에 지중해 연안국을 제폐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우리나라 지자체 도입 25년 만에 오늘 인천시와 같은 사악하고 무능한 선출직으로 하여 행정의 민간위탁이라는, 불의한 현장이 나타났으니 합법적으로 국가의 곳간을 열고 혈세를 누수 시키려는 무리들이라 개탄을 금할 수 없다.
100년의 적폐와 독재의 잔재로 범국민적 부패가 만연했던 시대, 더구나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 지자체란 가능할 것인가, 라는 의혹을 품고 출발한 지자체가 드디어 그 한계를 드러냈는가, 라는 회의가 진하게 몰려오는 아침이다.
오죽하면 <주민참여예산제>라는 예산편성 초기부터 시민을 참여하도록 하여 기초부터 민주주의 실현을 염원했으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주체자들의 정의로운 실현 의지가 없다면 무엇인들 어떤 방법인들 백해무익한 것이며 이는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 인천시의 불의한 행보에 과감히 일어선 <인천참언론시민연합>의 용기야말로 끝까지 쟁취해야 할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 현장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불의한 현장이 인천시에서만 목격되는 것일까? 나는 오늘 문학인이어서 그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던 각 지역마다 우후죽순 세워지는 예술인 기념관, 문학관, 구조물과 시비詩碑에 是非를 걸어 본다. 유독 다양한 문화를 흠향하며 예술을 사랑하는 우리 민족은 당연히 나라를 빛내고 문학사는 물론 예술사에 깊이 각인된 예술인들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후학들을 위해 기려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요즘은 코로나라는 역병이 전 세계적으로 심해 주춤하고 있으나 이는 관광자원으로도 지자체의 황금알을 낳는 둥우리니 더 말해 무엇하랴!
그런데 이런 관광 수입이라는 재화를 끌어들이기 전에 국고를 합법적으로 누수시키는 현장 중의 으뜸이 또한 이 기획이 아닌가 하여 십 년을 넘게 별러오던 글을 이제야 쓴다. 이 문제에 있어 지적해야 할 것으로 두 번째는, 아직 죽지도 않은 사람을 검증하고 기리는 일이다. 얼마 전 화천군에서 140억이나 들였던 이외수 작가의 기념관은 그의 고향 함양과의 밀월관계로 요즘 세인들이 설왕설래, 지자체와 껄끄러운 관계로 돌입, 이 기념관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작가를 검증하는 일은 통상 사후 100년은 족히 지나야 하는 게 아닐까? 아무리 훌륭한 작가라도 생존해 있는 사람의 기념관을 짓는 것운 정말 낯간지러운 일이다. 앞으로 그가 어떤 인생을 펼칠 것이며 혹은 살아온 나날 들 속에 어떤 ”눈가리고 아웅“이 발각 나지 않으란 법 또한 없지 않은가.
친일독재 정권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미당 서정주의 행각을 보라! 재작년 어떤 단체에서 문학기행으로 미당의 생가를 방문한다 하여 기가 막히지만 따라가 본 일이 있다. 이미 방문객은 아무도 없었다. 적극적 친일은 물론이고 국권을 찬탈한 것으로도 모자란 인민 학살범 56세 생일에 찬양가를 지어 바쳤던 인사를 문학관까지 지어서 후세와 후학들에게 남기면 어쩔 것인가.
노벨 문학상 후보에 매년 오르던 미투의 대표적 작가 ”은“씨가 그렇게 해괴한 나날을 선승행세를 하며 살아오는 줄 어찌 알았겠나! 제 진정한 실력이 아니라 노벨상 후보에 오르는 일도 본인이 별짓을 다 해가며 이 모임 저 조직의 싸인을 받느라 동분서주해서 받아낸 것들을 세인들이 알 리 만무하다. 팔봉 김기진의 평론가상, 김동인 문학상, 미당 문학상, 청마 유치환 문학상 등등 이미 고인이 된 지 몇십 년이 되었건만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친일 골수작가들의 문학상이 성급히 만들어져 시상하고 수상하고 있어 지금 얼마나 혼란을 빚고 있는가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같이 춤을 추는 것이 졸속 행정의 지자체들이다. 뭔 눈먼 돈들이 많은지 각 지자체는 많은 수의 얼치기 문학인을 비롯한 생존 예술인들을 발굴하여 기념관 문학관 구조물 건립, 시비 세우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섬진강 근처 어떤 이름난 시인은 본인이 현재 살고있는 생가를 시작으로 뱅뱅돌아 시비를 백 개도 더 세웠다던데 필자는 한 개의 시비도 없어 오늘 시비에 시비를 거는 것인가!
지자체 해당 행정가들은 아마도 얼마간 콩고물 팥고물을 붙여서 싸이드 포켓머니를 부풀리는 것으로 이런 것들이 짭잘한 수입원의 하나인 모양이다.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기치 아래,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지역 세수를 창출하는 일이라며 봄비에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 세워지고 건립되고 있어 어처구니가 없다. 일자리를 잃은 가장이 영양실조로 널브러지는 거리 저편에, 무슨 관관관, 개발의 편자가 번쩍인다! 이것은 인민의 혈세를 노리는 합법적 누수의 구멍이며 비켜서지 못할 매국적 세금 도둑의 현장이라고 감히 말한다. 대체 한두푼인가. 입만 벌렸다 하면 수십억 수백억이다.
각계의 지도자는 물론 국가를 위해 공헌한 자 등 국립묘지에 안장한 분들을 선별하듯, 이로써 시비와 구조물 건립의 범위와 한계가 명문화되어야 할 것이며 지자체가 아니라 범국민적으로 국가적으로 해당 위인을 선별해야 하고 지자체가 아니라 중앙에서 국가적 사업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왕조시대에도 개국공신이나 혹은 변란 등 나라를 위해 더 할 수 없는 큰 공을 세운 관직에 내리는 지위가 있었으니 사후에 내려지는 <불천지위>이다. 왕조가 바뀌어도 그 묘사주를 반드시 받들어야 하는 뜻으로 임금과 요직의 신하들이 모여 의논 끝에 시호와 함께 그 집안에 국가에서 내려지던 최고 명예의 지위처럼 그렇게 엄숙하게 엄정하게 획득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사후 숱한 세월이 지나도 세기와 세태가 바뀌어도 귀감이 될만한 인물, 고금동서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감동을 주는 글귀들을 돌에 새기고 구조물을 건립해야 하는 게 아닐까! 얼마 지나지 않아 때려부숴야 하는 시비요 형상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상상을 당자들도 해 볼 일이다.
코앞에 진상이라더니 시비와 기념관 건립으로 터무니없는 인사에 아부하는 일이 왜 그리 쉬운가! 이름난 도시를 가보면 정말 어이없는 글귀들이 시비라고 서 있어 가는 이 오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어떤 문학단체에서는 대리석을 본인이 보자기에 싸들고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해당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본 일도 있다. 모두 다 천한 자본주의의 발상들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열 걸음만 걸어가면 기념관이요 문학관이고 거지발싸개 같은 시비들이 발걸음을 가로막을 것같아 안스럽다. 가시적인 환경오염의 주범 단연 이들이다. 땅덩이가 넓기라도 하면 몰라!!
편집 : 심창식 객원편집위원,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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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독립운동가나 백성을 위하여 큰 물물기라도 바꾸기 위하여 노력했던 인물 정도면 몰라도, 개나 쇠나 다 물 조각 세우는 것은 문학과 예술의 순기능을 모독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