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토요일 대전역 앞에서 출판기념회 열어

민족, 민중, 자주, 통일을 기치로 창립된 민족작가연합은 지난 6월 19일 토요일 대전역앞 네팔커뮤니티센타에서 제3통일시집 “통일아리랑 가는 길”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번 시집에는 통일시인으로 김규동, 김남주, 문익환, 박봉우, 이기형, 이동순, 신동엽, 채광석 시인들의 작품을 특집으로 소개하고 남과 북, 해외 중국교포, 재일교포, 호주교포 그리고 네팔 시인 두 사람의 시편들이 실렸다. 

총 67인 작품 146편의 구성은 통일시인 김규동 외 7인 20편, 한국시인 강기희 외 41인 76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시인 리호근 외 3인 20편, 재중교포 길송월 외 7인 22편, 재일교포 장정 외 1인 4편, 재호교포 숀 멜버른/유니 멜버른 1인 2편, 네팔시인 2인 2편의 시로 채워졌다. 모든 시는 남과 북으로 나눠진 한겨레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쓰여진 시편들로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 민족성원들의 마음과 마음을 잇고자 하는 시인들의 몸부림치는 영혼의 울림이 가득 담겼다.

통일아리랑 한반도 <현 민족미술인협회 회장 두시영 화백의 그림
통일아리랑 한반도 <현 민족미술인협회 회장 두시영 화백의 그림

이번 출판기념회는 민족작가연합 출판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작가 조현옥 시인의 시집 “통일열차”가 출간되어 “통일아리랑 가는 길”, “통일열차타고 갑시다"라는 제목으로 행사의 의미를 더욱 확장시켰다. 특히 이번 출판기념회에는 과거 문익환 목사님과 함께 “통일문학, 통일예술”이라는 문예지를 통해 통일을 위해 노력했고 제주 4.3항쟁을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며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던 제주출신이면서 지금은 강원도 화천에서 살고 있는 시인 김명식 선생이 오랜 칩거 후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더욱 특별한 일은 통일시인 8인의 케리커처를 인도 서부벵갈의 두 화가가 그림을 그려 보내와 전시에 함께 한 것이다. 그리고 행사 다음날 인도 서부벵갈의 4개 신문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번 케리커처에 참가한 한 사람의 화가는 무빈 라바(Mubin Rabha)이고 또 한 사람의 화가는 인도 서부벵갈의 예술대학교수인 서르푸딘 아흐메드(Surfuddin Ahmed)씨로 모두 한반도 통일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이었다며, 자신들의 작품이 뜻깊은 행사장에서 전시되데 대해 기쁨과 즐거움을 나타냈다.

좌 진관스님 우 김명식 시인 가운데 이번 시집의 출판위원장을 맡은 필자 김형효
좌 진관스님 우 김명식 시인 가운데 이번 시집의 출판위원장을 맡은 필자 김형효

과거의 동지인 광주의 진관 스님과 만나 어우러지며 서로 오랜 인연 그리고 통일역사를 위해 여전히 열정을 품고 생동하는 삶을 살아가시는 두 분을 보는 민족작가연합 회원들 모두가 더욱 당당히 의지를 다지는 뜻깊은 날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가자 전원이 통일시를 낭송하면서 각자가 품어온 영성을 다한 통일 염원을 노래했다.

필자는 “통일을 노래하는가? 노리는가?”라는 시 한 편을 낭송하였다.

필자 김형효 시낭송 모습  이번 민족작가연합 제3통일시집 출판위원장을 맡았음
필자 김형효 시낭송 모습  이번 민족작가연합 제3통일시집 출판위원장을 맡았음

 

통일을 노래하는가? 노리는가?

김형효

어쩌면 우리는 그런건지도 몰라
어쩌면 통일이 어쩌다 얻어걸리는 그런 것이라 믿는지도 몰라
천민자본주의를 비판하던 강남좌파도
천민자본주의를 비난하던 그냥 좌파도
이제는 각자도생 자본주의 첨병이 되어 살아가잖아
모두가 다 산다는 이유하나면 되니까
그래 나는 며찰 전부터 그 길 위에서 자본주의 서생이 되자고 
자본을 노략질하듯 허망한 낚시대를 들었지.
강에 던진 게 아니라
남녘 사람들 심장에 던졌지
강남 사람 욕하며 강남을 배워야 산다고
마치 조선일보 욕하며 방가에 기생하는 지식인들처럼
그렇게 6. 15공동선언 기념일이 20주년이 되어 죽고
10.4 선언, 판문점선언, 9. 19합의도 다 죽어가는데
우리는 그저 그 기념일만 챙기며 
70년 넘게 동족의 목을 조이는 유엔제재도 
미제국주의자들의 간악한 제재에도 
먼 산 불보듯 강 건너 불 보듯 
그러면서도 착실히 기념일만 챙기며 
허허실실 낙관의 세월을 살지. 
이제라도 알아야지. 
그 허허실실 다가오는 기념일들이 
우리의 숨통을 조여오는 아편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이제라도 알아야지. 
묶인 북녘 동포의 손발과 숨줄을 놓아야 할 만큼 
깊이 조인 목덜미를 풀어내야지. 
그래야 통일의 노래 부를 수 있지. 
그래야 우리가 노리는 통일을 이룰 수 있지.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tiger3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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