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역 3번 출구
그 할머니는
허리가 휘어져 있다.
바르게 서질 못한다.
짐을 등에도 얹 고
두 팔로 끌고 가야 한다.
전철을 탈 때나
계단을 내려갈 때에도
얹고 끌고 가야 한다.
그래도 이사는 해야 하나보다.
계단을 내려갈 때에
보따리 몇 개만을 끌고
여러 계단 아래 내려다 놓고
또 다른 짐을 다른 계단으로
옮겨놓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사진을 보자.
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그 만의 방법이 있다.
그의 지혜가 보인다.
그렇게 옮긴 짐을 어디로 가져갈까?
하늘만 가려주고
비바람 눈발만 막아주는 곳이면
어디나 좋으리라.
보따리 푸는 곳이 그의 집이다.
우리는
그들을 노숙자라 부른다.
그들의 안식처를
우리사회는
마련해 줄 수 없는 것일까
진정 없는 것인가.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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