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무렵, 울산 범서에서 살았다. 한 번은 바다를 처음 보았는데 그 파도가 얼마나 멋진지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도화지도 연필도 크레파스도 아무 것도 없었다. 송곳 하나가 있어 그걸로 장판을 찍어 그렸다.

촤촤촤 파도 소리를 내며 나는 어찌 이리 잘 그릴까 하는데 아버지가 오셨다. 물끄러미 장판을 보시더니 “잘 그렸네” 하시고는 장판을 고치셨다. 나는 지금도 잘 그렸다는 그 말이 진심이라고 믿고 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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