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서면 전포동은 부산이 다 그렇듯 판잣집으로 가득했다. 전쟁 통에 피난 왔다 눌러앉은 사람들, 농촌에서 유입된 주민들은 다닥다닥 모여 살았다. 화장실도 하나라 같이 쓰고 전기도 저녁에만 잠깐 들어왔다. 집들이 허술해서 불도 자주 났다. 그래서 우리는 불조심 포스터를 많이 그렸다. 이 그림이 내가 몹시 아끼는 포스터다. 불을 너무 실감 나게 그리다 보니 '이거 불을 찬양하는 포스터가 되는 거 아냐?' 싶어 겁이 났다. 그래서 알리바이로 옆에 불 끄는 사람을 그려 넣었다. 우리 반 뒷벽에 오래도록 붙어 있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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