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배는 1898년 땅 없는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다가 도쿄항에서 하역노동을 했다. 마침 관동(간토)대지진이 일어나 조선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 할배는 하숙집 주인이 다락에 숨겨줘서 살았다. 고향에 돌아와서 논을 사고 꿈에 그리던 자영농이 되었다. 그때 이 집을 지었다. 그 집 마루에서 본 풍경이다.

내 초등 1학년 때였던가? 울 할배가 울산 장에 가서 사카린을 한 봉지 사오셨다.

"재동아, 우리 사카린 물에 타 묵자"

한 알 두알 탔는데 도대체 달지 않았다.

"할배야, 안 달다."

"이상하네?"

한 봉지 다 넣어도 달지 않았다. 속은 것이다.

 

편집 : 김미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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