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 국군장병 위문편지로 한 아저씨와 편지를 주고받았다. 나는 그림을 만화식으로 섞어가며 재미나게 썼다.
'눈 덮인 높은 산에서 눈덩이가 굴러오는데 구르고 구르고 일 년간 굴러 엄청나게 커진 채로 팍 깨졌다. 그 눈덩이 안에 뭔가 쓰인 종이가 있었다. 무슨 글자일까요?' 하면 아저씨는 ' 하하하, '거짓말'이라고 쓰여있지.' 하고 주고 받았다.
어느 날 아저씨가 제대하고 나를 찾아왔다. 나는 너무 부끄러워 숨었다가 얼굴만 보고는 또 숨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렇게 부끄러웠는지 알 수가 없다. 이 그림은 그 무렵 그냥 멋있다고 생각한 남자를 그려본 것이다.
편집 : 김미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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