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코르덴 재건복을 입고 있으시던 4학년 담임 설기수 선생님은 큰 키에 서글서글 늘 다정하셔서 아이들이 많이 따랐다.
한 번은 은행 이야기를 하면서 은행에는 발밑에 베루가 있는데 강도가 오면 베루를 밟으면 경찰이 온다고 하셨다. 그때 우리는 벼루를 베루라고 발음했기에 베루를 밟는다고 하시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벨'이었다.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정물화를 그리락 하면서 꽃병을 의자 위에 올려 두었는데 나는 너무 쉬웠다. 금방 그려 버려서 좀 민망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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