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 2조와 7조부터 따먹을까 / 필명 김자현
감나무 아래서 우리는 바람을 피웠네
김은희의 바람을
조덕남의 바람을
에스더의 바람을
우리는 감나무 밑에서 바람을 피웠네
지금 따먹으면 아마도 떫을지 몰라
까치밥 몇 개를 남길까
2조와 7조부터 따먹을까
보는 데서 따먹을까 몰래 따먹을까
감나무 밑에서 우리는 바람을 피웠네
이경의 바람을
서유나의 바람을
강성호의 바람을
감나무 밑에서 우리는 사랑을 키웠네
땡감이 익기까지
회오리치는 일진 광풍
마른 하늘에 날벼락
타죽을 듯 하던 오뉴월 염천에도 한결 같이 우린 사랑을 키웠네
땡감이 홍시가 될 때까지
시고 떫은 감이 단감이 될 때까지
남해에서 부산에서 제주에서 서울에서
혓바닥을 칭칭 감았던 반민주 노끈을 풀고
독립투사를 결박하던 반민족 족쇄를 끊고
애국지사를 일망타진하던 독재의 그물을 끊어야 한다고
우리는 한결같이 사랑을 키웠네
국망법을 망국법을 국가치욕법을 분쇄할 때까지
최종대의 사랑을
정연진의 사랑을
민족애 조국애 인류애의 바람을
우린 감나무 밑에서 바람을, 사랑을 피웠네
* 지난 12월 초, 대표 통일운동 단체인 AOK 단원들은 2022년 초에 기획하고 다졌던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청주에 내려가 AOK 청주 회원들과 합류, 피케팅 등 퍼포먼스 후 다정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은 AOK에서 제공)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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