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오는지 궁금하다.
안 올 거면 취소하라!

우선 글을 쓰기 전에 간단한 제 소개를 먼저 할까 합니다. 저는 공연과 축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일한지 벌써 올해로 30여년쯤 되었네요~

일반적으로 알만한 분들이시라면 EVENT를 하는 사람이라고 아시면 더 좋겠습니다만, 그냥 공연과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이라고 알아주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30여 년간 대기업, 중소기업, 소기업, 계약직 공무원 등의 자리에서 일을 하다가 지금은 서울의 한 區의 문화재단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쓸 글들은 제가 하는 일에 관련된 것입니다. 때로는 제가 하는 일들을 공공연하게 홍보하는 글들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

편집장님께서 누군지도 모르는 저에게 친히 연락을 주심에 힘입어 겁도 없이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이라면 작은 충고를, 재미있었다면 커다란 칭찬을 부탁드립니다. ^^

원래 글로 돌아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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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022년 12월 22일) 저희 팀에서 준비한 작지 않은 규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늘 그렇지만 공연기획을 할 때마다 고민되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지요.

우선은 어떤 공연을 할까의 문제, 어떻게 많은 사람을 오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 등등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고민을 안고 준비합니다.

그런데 요즘 가장 고민되는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어떻게 자리를 채울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區의 문화재단(정확하게는 기초문화재단이라 부릅니다.)은 구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결해 드리는 게 우선 과제입니다. 그리하여 대부분 공연은 무료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두 번째 문제에 봉착합니다. 무료 공연인 관계로 자리를 예약하고 안 오시는 분들의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30%에서 많을 때는 50%까지도 자리가 차지를 않습니다. 해서 때로는 예약 좌석을 1.5배로 늘려보지만 그래도 비율이 50%가 된다면 여전히 빈자리들이 속출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빈자리가 생길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가 낸 세금으로 하는 공연인데 내가 못 가면 그만이라는 생각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못 오실 거면 연락해서 못 간다 혹은 예약한 좌석을 취소만 해주셔도 되는데 결코 그런 일들을 하지 않으신다는 거지요. (간혹 취소 전화주시는 분들에게는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하여 열심히 준비한 공연에 오지 않으신 분들로 인해 생기는 빈자리를 보면 솔직히 좀 힘이 듭니다. 때로는 높은 분들에게 질타도 받지요. 왜 안 차냐? 왜 안 오냐? 홍보가 덜 된 거 아니냐? 등등... 의 꾸짖음을 온몸으로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랍니다.

그래서 사실 유료화도 검토해 보지만 대체 얼마를 받아야 할지도 고민이고 유료화하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결국 언젠가는 유료화가 되겠지만 말입니다.

요즘 식당부터 여러 곳에서 예약하고 오지 않으시는 분들로 인해 겪는 다양한 기사들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가급적 예약전화를 두세 번은 드리는 편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요.

부디... 아무리 무료 공연이라고 하더라도 예약하셔서 못 오실 것 같으면 취소 해주세요. 전화 한 통이면 됩니다. 전화요금이 아까우시다면 예약하신 홈페이지에 오셔서 취소해주세요. 그래야 오고 싶었으나 예약이 꽉 차서 못하셨던 분들에게 기회가 돌아갑니다. 공연을 준비한 사람들도 빈자리를 보면서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장

이지현 주주  va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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