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나랑 매우 친했던 할마이 윤식이가 검도부로 나를 끌어들였다. 그땐 연습장이 없어 학교 식당에서 낮에 아이들이 밟고 간 흙투성이의 마루 바닥을 물걸레로 매일 닦고 도복이 없어 체육복으로 연습을 했다. 윤식이, 달모, 글 잘 쓰는 윤택이, 허리치기의 고수(高手) 명희... 나는 48년 후 동네 검도장에서 5급(최하급)의 몸으로 검도 대회에 나가 백전노장 5단과 비기며 한순간에 검도 유망주가 된다. 우리 도장 박성국 관장님께 어떻게 그렇게 붙이셨냐고 물으니 "어렸을 때 한 사람은 달라요. 나는 박샘이 이길 줄 알았어요" 하신다. 그러고도 8년이 흘렀다. 노량진 사람들은 그 속에 '백발의 괴물 검객'이 같이 걷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중2 때 일기장 그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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