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이 선생 2
주정이 선생은 방문한 성칠이 형과 나에게 그림을 그려 주었다. 그때 나는 칭찬을 듣지 못해 삐졌기도 했거니와 마구 휘날리게 그려 못그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아주 잘 그린 그림이다. 이후 백정들의 신분 철폐를 외치는 부산일보 연재소설 '일어서는 혼'의 삽화를 목판화로1300장을 새겼다. 그런데 별로 맘에 안든다고 모두 군불로 때 버렸다는 말을 듣고 맘에 안 들어서라니 할 말은 없지만 문화재 파괴범이라고 지금도 내가 면박을 주곤 한다. 김해에서 목판화 작업을 하고 계시는 숨어 있는 참 예술가시다. 70 중반의 몸으로 몇 년 전 서초동 집회에서 만났을 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주정이 선생의 20대 그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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