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 2
가난한 친구의 초대와 구회문 담임 선생님 덕으로 가난과 만화방의 범죄의식을 벗은 나는 즐겁게 만화를 탐독할 수 있었다. 이 그림은 크레파스로 그린 우리 집 풍경이다. 임창 선생의 작품인지 '딱구리'가 있고 이근철 선생의 '카르타'가 보인다. 그러나 중2가 되니 초등학교 때보다는 조금 시들했던 게 초등학교 3학년 수준으로 했던 지독한 검열 탓인 것 같다. 앞에는 어머니가 앉아 만화방을 보고 있다. 아픈 아버지 병구완에 팥빙수 어묵 끓여 팔고 나와 동생들의 윗옷 칼라가 하도 깨끗하고 도시락에 늘 노란 계란 프라이를 덮어 모두들 부잣집 아들로 생각하게 한 어머니가 잠시 틈에 앉아 만화방을 보고 계신다. 내가 모델로 앉아 계시라고 했던 지도 모르겠다. (중2 크레파스 그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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