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다
늘 여학생 이야길 하며 상석이 창근이 등과 탁구치고 친구 집에서 자며 그래도 나름 학과 공부와 화실에서 그림 공부를 하였다. 입시가 코앞에 닥쳐왔다. 나는 그림만 그릴 수 있다면 어느 대학이든 상관 없었다. 그러나 홍익대는 등록금이 8만 원이라 도저히 못 가고 부산대는 미술과가 없었다. 가능한 곳이 2만 원 하는 서울대 미대뿐이라 거기밖에 길이 없었다. 덕길이가 서울의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내 그림을 가져가 보였더니 이런 선으로는 서울대 미대는 안 된다고 하여 몹시 불쾌하였다. 나는 내 선을 내 사랑과 진정을 다 하여 그어 왔다. 서울대가 이런 선을 버린다면 나도 서울대를 버리리라. 물론 받아들일 충고는 받아들여 시험을 보았다. 나중에 보니 부산 고교 화단의 내 벗 안창홍 화백은 아예 대학이 필요 없다고 가지 않고 지금 훌륭한 화가가 되어 있다. 진정한 강호의 고수다. (고3 일기장 삽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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