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왕생하소서

저 멀리 연락선이 들어온다. 뱃고동 소리  부~응 울리면서
저 멀리 연락선이 들어온다. 뱃고동 소리  부~응 울리면서
극락 왕생하소서!  고통도 고민도 없는 극락에서
극락 왕생하소서!  고통도 고민도 없는 극락에서
2014.04.16.  병풍도 앞바다에서  수장된 영령들이여!
2014.04.16.  병풍도 앞바다에서  수장된 영령들이여!

 

2023년 4월 24일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

장대비도 이슬비도 아닌
가랑비 옷깃을 적신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숨을 죽인다.

발걸음 소리 간데없고
뱃고동 소리만 부~응

바람도 물결도 소리를 죽이고 있다.
바람도 물결도 소리를 죽이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진도군 병풍도 앞바다

세월호와 함께 수장된 304명의 혼령
꽃망울을 채 터트리지 못한
고 2년생들

넘치는 열정을 불태워보지도 못한 채
탐라의 나라 제주행 배 안에서
저 세상으로 직행한 꽃들이여

차오르는 물을 피하려 얼마나 허둥댔나
목에 찬 물을 내뿜으려 얼마나 힘들었나

어쩔 수 없이 물귀신이 되어버렸나

아니다. 물귀신이 아니다.
안타까이 진 꽃이다.

졌다고 꽃을 잊을 소냐

극락에서
하늘나라에서
고통도 괴로움도 없는
복된 삶을 누리소서.

 

하늘나라로 가는 우체통
하늘나라로 가는 우체통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을 소냐?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을 소냐?
304명의 영령들이여
304명의 영령들이여
 적적하고 쓸쓸하다
 적적하고 쓸쓸하다
기도소리 들으소서
기도소리 들으소서

 

편집  :   최성수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최성수 객원편집위원  choiss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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