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가 아들에게

                          -랭스턴 휴즈-

아들아, 내 말 좀 들어보렴.

내 인생은 수정으로 만들어진 계단이 아니었단다.

거기엔 압정들도 널려있었고,

나무 가시들과 부러진 널빤지 조각들,

카펫이 깔리지 않은 맨바닥이었단다.

 

그렇지만 쉬지않고

열심히 올라왔다.

층계참에 다다르면

모퉁이 돌아가며

때로는 등불도 없이 깜깜한

어둠속을 지나갔단다.

 

그러니  얘야, 절대 돌아서지 말아라.

사는게 좀 어렵다고

층계에 주저앉지 말아라.

거기서 굴러떨어지지 말아라.

 

얘야, 난 지금도 가고 있단다.

아직도 올라가고 있단다.

내 인생은 수정으로 만든 계단이 아니었는데도...

 

* 랭스턴 휴즈(Langston Hughes/1902~1967) : 미국의 시인, 소설가. 컬럼비아 대학을 중퇴한 후, 어느 잡지사의 현상공모에서 시부문 1등으로 입선했다. 블루스와 민요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시풍으로, 1920년대 흑인 문예부흥을 선도하였고 현재까지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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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어버이날도 다가오지요. 그래서 마침 며칠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축복 : (부제) ‘장영희의 영미시(英美詩)산책’>이란 제목의 책을 읽다가 요즘같은 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시를 한편 골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처음에 이 시를 읽어나가다가 지은이(=랭스턴 휴즈)흑인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끝까지 읽었는데, 아무래도 시속에서 말하는 이의 인생길이 너무 험난하고 암담한 것 같아서 지은이 소개란을 찾아보았습니다. 아~ 역시 지은이는 이중의 애로(隘路)를 지닌 가난흑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 내용에 그대로 나와 있듯이, 이 시인은 불굴의 의지로 억척같이 사회의 편견과 싸우고 시련을 뛰어넘어 나름대로 자신 인생의 개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리고, 위대한 모성(母性)을 지닌 어머니라는 시적 화자(詩的話者)를 통하여 아들에게 아들아, 인생길을 살아가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고 꿋꿋하게 가던 길을 가다오라고 조곤조곤 말해줍니다. “얘야, 난 지금도 가고 있단다. 아직도 올라가고 있단다. 내 인생은 수정으로 만든 계단이 아니었는데도...” 라고 시인의 선조(先祖)들로부터 자신의 세대까지 이어져온 깊은 마음 속 응어리를 털어놓으면서까지 말이지요.

(이 시가 랭스턴 휴즈가 20세에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이 시인은 흑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말고 시련과 고통에 결코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이겨나가자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하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시 전문(全文)
영시 전문(全文)
<축복 : (부제) ‘장영희의 영미시(英美詩)산책’> 책 표지
<축복 : (부제) ‘장영희의 영미시(英美詩)산책’> 책 표지

<영어  원시(原詩)>

‘Mother to Son’

                         - Langston Hughes -

Well, son, I'll tell you:
Life for me ain't been no crystal stair.
It's had tacks in it,
And splinters,
And boards torn up,
And places with no carpet on the floor --
Bare.
But all the time
I'se been a-climbin' on,
And reachin' landin's,
And turnin' corners,
And sometimes goin' in the dark
Where there ain't been no light.
So boy, don't you turn back.
Don't you set down on the steps
'Cause you finds it's kinder hard.
Don't you fall now --
For I'se still goin', honey,
I'se still climbin',
And life for me ain't been no crystal st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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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 :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21h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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