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이와 봄소식
나는 서울로 와서 대학 생활을 하고 석이는 창녕으로 가서 당분간 지내게 되었다. 봄소식이 왔다.
재동아. 들녘에 나가 걸었다. 갈아엎은 밭둑길을 걸으니 노란 봄이 내 바짓가랑이에 가득 달라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보고 싶다. 석아. 봄의 생기가 그립다. 노란 꽃 이파리가 그립다. 내게 노새 한 마리라도 있다면 내 눈물로 노새를 목 축이며 네가 있는 곳으로 채찍질 채찍질하겠네. 우리는 멀리 떨어져, 그래도 손을 잡고 글을 쓰자고, 예술의 길을 가자고 다짐했다.
상석이는 전교조 국어 교사가 되어 해직을 감수하며 아이들에게 제대로 시대를 사는 법. 살아 있는 글쓰기를 가르쳤는데 실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친 게 아닌가 싶다. (오늘 그린 그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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