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실크로드 문화 답사(30)]

석가모니. ‘샤카족의 성인’이란 뜻입니다. ‘석가’는 인도의 여러 민족중 하나인 ‘샤카(족)’를 소리 나는대로 한자 표기한 것이고, ‘모니(muni)’는 성인(聖人)이란 뜻의 인도어입니다. 부처님 석가모니의 본래의 성은 고타마, 이름은 싯다르타인데, 후에 깨달음을 얻어 ‘붓다(Buddha:佛陀)’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기원전 BC 624년에 태어나 BC 544년에 입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처님이 입적하신 후 약 200여년이 지난 BC. 320년 아소카왕이 인도를 최초로 통일했는데 그는 석가모니를 무척 존경하고 불교에 심취해 구전으로 전해오던 부처님의 말씀과 그 행적을 모아 각지에 전파했습니다. 부처님 말씀과 당시 행한 전통을 지키고 수행하는 데 집중했으므로 ‘근본불교’라고도 합니다. 근본불교를 ‘소승불교’라고도 하는데 이건 대승불교 교도들이 근본불교를 폄하하여 부르는 명칭입니다.

루터의 종교개혁보다 무려 1600여 년 앞선 기원 전 1세기경 불교에서도 ‘종교개혁’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등장한 개신교(?)가 ‘대승불교’입니다. 이전의 불교가 자신의 수행을 통해 아라한(불제자로서 도달하는 최고의 경지)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두었다면 대승불교는 혼자만이 아니라 중생들을 교화해 모두가 함께 해탈을 이루자는 ‘보살’사상이었습니다. 보살은 ‘이 세상에 머물면서 중생들을 이상세계(彼岸)에 도달하게 하는 뱃사공과 같은 자’라며 실천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4세기 인도에서는 강력한 굽타왕조가 등장해 왕을 신격화 하기위해 힌두교를 밀어주면서 스스로 ‘신의 후계자’를 자처했습니다. 힌두교에 밀려난 근본불교는 남쪽지역과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캄보디아로 건너갔습니다. 반면 대승불교는 이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서역에 닿았고, 실크로드를 지나 중국,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전해졌습니다. 재밌는 건 오늘날 ‘원조’불교 나라의 종교는 힌두교가 약 80%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다음으로 이슬람교 13%인데 반해 불교는 5%도 안 된다고 합니다.

​중국에 불교가 들어온 것은 B.C. 2세기 전한(前漢)시대입니다. 처음엔 서역을 통해 들어온 경전을 번역, 소개, 연구해 중국 불교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수. 당 시대(581~750)에는 인도불교 양식을 탈피해 독립적인 중국불교가 성립해서 서역 여러 나라와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원나라 시대엔 라마교를 국교화 하자 불교는 쇠퇴했습니다. 명대(明代)에 잠깐 되살아났지만, 청대(淸代)에 다시 라마교가 국교로 되었고 불교는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 막고굴 제194석굴 당나라 보살 채소품

당나라 때 돈황 예술은 극치에 이릅니다.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가 가장 왕성한 시기였으니까요. 부처님과 보살 등 2400여개 ‘채소(彩塑, 고운 빛깔을 내는 흙으로 빚은 소조)’ 예술품은 막고굴을 생생하고 입체감 있는 종합 예술 전시관으로 격상시켰습니다. 특히 당대의 채소 보살상은 눈과 입가의 미소, 얼굴의 표정, 탄력 있는 몸매 곡선을 보고 있노라면 살아있어서 금방 내게 말을 건넬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킵니다. *^^*

(이 여행기는 이동구 팀장이 주주, 독자와 함께 한겨레 테마여행 <실크로드 문화답사>를 다녀온 후 지난 해 9월부터 페이스북과 개인 블로그에 실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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