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오늘 아침에 세수하고 나서 발을 비누로 잘 씻고, 화장실 문 앞에 비치된 '발 전용'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모발)건조기'(=드라이어)로 발가락 사이사이를 말리다가, 문득 아주 오래전 군대에서 쓰이던 구호(口號)문구 하나가 떠올랐다.

"씻고 비비고 말리자."   

1970년대 후반, 논산 훈련소에서 운좋게도(?) 육군 통신병 병과를 받고 충북 증평읍 사단본부 통신대 내무반에 소속되었을 때, 출입문 위에 붙어있던 표어로 기억된다.  아마도 겨울철에 잘 걸리던 발의 동상(凍傷)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붙여놓은 것이리라. 다행히 그 당시에 손발의 동상은 걸리지  않았지만, 여름철 유격 훈련 1주일 동안 군화를 계속 신으면서 발도 대충 닦고 지내다가 심한 무좀으로 고생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니까 그 표어의 구호는 겨울철뿐 아니라 한여름에도 실천해야할  요목(要目)인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여름 한철이 되면, 발톱과 발바닥 각질에 번성하는 무좀으로 매일 약바르기에 정신이 없다.) 

발가락 습기를 제거하면서 또하나  깨달은 것은, "어떤 사람에게 오랫동안 노출되어 (은밀히) 세뇌(洗腦각인된 '문구나 표어, 구호'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그 사람의 기억 회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군대 복무시절, 위병소 출입문 근처의 수송부를 지날때마다 보게된 '대문짝만한 구호 문구'(=아래)가 아직도 잊히지않고 떠오르는 것이리라...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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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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