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선전 24
아버지가 복수가 차고 호흡곤란을 겪으며 전신에 쥐가 나서 소리치며 앓던 밤. 두 분은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어머니 뒷바라지에 보답을 못 하고 낫지 않음에 어떻게 속죄하나, 어머니는 목숨 걸고 뒷바라지하며 간호했지만 정성이 모자라서 이렇다면서. 나는 명절에도 신문사 일로 그림 그려야 해서 내려가지 못한 마음을 만평으로 그릴 뿐이었다.
얼마 후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아바지는 평온한 모습으로 삶을 마감하셨다. 어머니는 아버지께 긴 편지를 쓰셨다. 말미에 "당신이 믿는 아내로서 그 본분을 다해 당신이 부르실 그 날까지 차분히 살다 가겠습니다" 하고. 어머니는 장사를 그만두고 다운동 아파트에서 사신다. 그리고 지금 93세. 기력은 옛날 같지 않지만 그래도 늘 웃는 모습으로 나를 반겨, 하지 말라는 전복죽도 끓이시고 자리를 보아주신다. (1988년 가을 한겨레 그림판)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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