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1
아버지는 군에도 두 번 갔다 오시고 교직 중 재교육과 보충수업으로 간을 다쳤으나 산재처리는커녕 학교를 쫓겨나고 말았다. 그 모든 고통과 비용을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입원하러 온 부산에 그대로 눌러앉아 만화방과 풀빵 장사를 시작했는데 어머니가 많은 일을 해야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일기를 쓰셨다.

1971년 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비록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해도 마음속에서나마 나무를 심듯 삶의 기록을 심을까 한다. 병마와 가난이 겹친 힘든 생활은 내 아내 아니고는 아무도 모른다. 그나마 이 하잘 것 없는 목숨을 부지해 온 것은 오직 한 가지 마음속 굳은 신념 덕분이라 할까. 비록 모진 병마라 할지라도 굳은 마음 앞에는 물러나리라. 식목일과 더불어 한번 더 다짐해둔다.
(2013년 삽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박재동 주주  tangripark@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키워드

#박재동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