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6

1972년 5월 10일
서울 큰 아이로부터 편지가 왔다. 아내는 벌써 편지를 기다리고 있으면서 수심 어린 표정을 짓곤 한다. 객지에 보낸 자식에게 충분한 뒷바라지를 못 해주는 부모의 마음은 쓰라리다. 현지의 사연인 즉 무언가 아르바이트를 해 볼 양이지만 뜻을 이루지 못 한다는 것. 대학 초년생에겐 일자리가 어려운 법. 고학이란 문자 그대로 고충이 보통이 아닐 것이다. 오늘 2만 원을 보냈다. 우리의 신념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모쪼록 건강한 몸으로 학업에 충실하길 바란다.

혜화동 우체국에서 돈을 찾을 땐 두 분의 핏덩이를 안고 오는 듯 했다. (2023. 7. 그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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