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18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왔다. 점심을 막 끝낸 뒤 김일용 씨가 왔다. 머뭇거리는 태도가 이상했으며 무언가 심각한 낌새로 보아 중대 사안인 듯했다. 혹시 어머님 소식일까? 직감적으로 느꼈다. 지난 밤 꿈자리가 좋지 않더니 적중했다. 어머님이 운명하셨다는 소식이다. 아내는 식사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떠났다. 명이만 남겨 두고 앞 뒤 볼 것 없이 울산행 직행버스에 몸을 실었다. 몇 시간 흐른 뒤의 어머니 모습은 평온해 보인다. 아직 온기가 있는 어머니를 잡고 한없이 울었다. 졸도한 뒤 한 마디 말씀도 없이 가신 어머님. 불효를 외쳤지만 들어 주지 않는 어머님. 불러 봐도 대답 없는 어머님 앞에 절규로 애통해했지만 소용없는 일.
할머니는 음식도 잘 하시고 노래도 춤도 잘 추셨다. (당시 할머니들의 춤추는 모습. 1974년경 스케치)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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