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26

오전 중에 처형이 다녀갔다. 바쁘게 사느라고 외출복(한복) 하나 제대로 없는 아내는 자존심을 죽여가며 언니의 나들이 한복을 빌렸다. 모레 윤동이 결혼식에 참례할 예정이었던 것. 형제간에 의복을 빌려 입는 거라 조금도 꺼리낌이 없다고는 하지만, 나로서는 정말 낯뜨거운 일이다. 남들은 우리 나이에 다소나마 안일한 생활을 하고 사람다운 짓(예절)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나 우리 부부는 이러한 것들을 크게 신경쓰고 살아 가지는 않을 것이다.   (1988년 어머니 사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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