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29

평소 대화가 없는 우리 부부가 요즘은 흘러간 얘기로 시간을 보낸다. 주로 우리가 살던 부산의 전포동 이야기다. 자식 키울 때의 갖가지 고초, 영업상의 애로, 대인 관계의 수난 등등으로 20년 세월을 보낸 전포동을 지금도 못 잊어 그 때를 되풀이 얘기한다. 어떻든 우리 청춘을 다 보낸 곳이다. 어려운 고비를 수없이 넘기면서 끈덕지게 살아온 그 곳의 기억은 우리 머릿속에서, 아니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생활의 기록이 되리라. 풍전등화 같았던 우리 가족이 무사히 살았고 교육도 남들 정도는 시켰으니 별로 후회할 것도 없다. 또한 우리 삶을 부끄럽지 않게 살아서 값진 추억의 땅이 되리라. (2013년 삽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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