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36

오랫동안 기다리던 재동이 결혼식이다. 예상 외로 많은 하객들이 와 주셔서 송구할 정도로 흐뭇하다. 축하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식을 진행하면서 자칫하면 감격의 눈물을 흘릴 뻔했지만 잘 참은 것이 지금도 다행이다. 내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긴 투병 생활에서 오늘 같은 영광된 자리를 상상도 못 했다. 일말의 가느다란 희망은 있었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세상사 새옹지마라고 했듯이 좋은 규수를 맞아 우리로서는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니 감개무량하다. 어쨌든 딸에 이어 큰 아이를 결혼시켰으니 앞으로 수동이만 장가 보내면 나의 의무도 끝나지 않을까 한다. 사랑하는 재동이 내외의 앞날에 언제나 행운이 따르길 천지신명께 기원한다. (어머니와 아내와 얼마 후 맞은 작은 며느리 1980년대 중후반)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박재동 주주  tangripark@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키워드

#박재동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